반도체 지금 들어가도 될까…필라델피아지수·마이크론 실적부터 체크

입력 2026-04-10 17:34   수정 2026-04-11 01:3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 사업 영역이다. 산업 특성상 2~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 동종 업계 실적과 제품 가격 등 각종 선행 지표에 나타나는 ‘숫자’에 관심을 기울이면 반도체 투자 사이클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국내 반도체 주식 풍향계는 이른 새벽 확인할 수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와 TSMC, 브로드컴, ASML 등 반도체 관련 30개 종목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밸류체인 영향이 크다. 예컨대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판매 급증으로 주가가 뛰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ASML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반도체 장비기업의 주가가 좋으면 대형 반도체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거나 공정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의 실적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보다 한 달가량 실적을 이르게 발표하기 때문에 업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다. 매월 발표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 실적도 유용하다. 최첨단 공정을 거의 독점적으로 맡기 때문에 빅테크의 실질적인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TSMC의 설비투자 흐름도 좋은 지표다. TSMC는 첨단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30% 이상 늘린 560억달러로 책정했다. 당분간 반도체 업황 호황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 제품 수요를 파악하는 것도 좋다. 모든 전자기기에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AI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시장 규모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전자기기 판매량이 많아지면 반도체 제품 가격이 뛰어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 따라서 매일 발표되는 D램 가격 추이를 파악하는 방법도 좋다. 소매 시장 가격은 업황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 가격이 1분기보다 58~6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업체가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이하 구형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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