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침해 위험 미비"…관련 소송에 개인정보 교차 제출한 변호사 '무죄'

입력 2026-04-12 09:54   수정 2026-04-12 10:29



소송 과정에서 확보한 상대방의 금융거래내역과 소득정보를 쟁점이 같은 다른 관련 소송에 증거로 제출했다면 변호사의 정당한 변론 행위로 이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금융실명거래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A씨는 한 회사에서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사주 일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2건의 임금소송에서 사주 측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A씨는 첫 번째 소송에서 법원 제출명령으로 확보한 금융거래정보를 두 번째 소송에 증거로 내고, 두 번째 소송에서 확보한 소득정보 등을 첫 번째 소송에 교차 제출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법원 제출명령으로 알게 된 거래정보와 업무상 취득한 개인정보를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하고 누설했다며 A씨를 기소했다.

1·2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1심은 "각 재판부에 문서송부촉탁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며 "의뢰인 이익 및 소송경제를 도모한다는 측면만으로 정당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정보 유출의 객관적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방 당사자가 동일한 두 사건에서 동일한 주장을 반박하고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었다"며 "정당한 소송행위의 일환"이라고 판시했다. 두 사건이 동일한 사업장의 체불임금 소송으로 근로계약 체결이나 별건 소득 존재 여부 등 주요 쟁점과 증거가 공통된다는 취지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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