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밥 안 사먹어요"…月150만원 지출하는 청년 '초강수' [이미경의 교육지책]

입력 2026-04-12 10:53   수정 2026-04-12 12:44


서울 홍대 인근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김모씨(22)는 이달 들어 외식을 끊었다. 개강 첫 달인 지난달 월세를 포함해 약 150만원을 지출했는데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식당과 카페 등 열 곳 넘게 지원서를 냈지만 단 한 곳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수입은 없는데 고정비 부담은 커 식비라도 줄여보려 한다”고 말했다.

개강 이후 대학생의 생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라는 이중고 속에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줄어들면서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학생의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한국경제신문이 알바몬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강 초인 지난달 1~15일 서울 주요 대학가의 식당·카페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교동의 구인 공고 수가 45.5%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신촌(37.3%), 혜화(27.6%), 안암(24.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학가 상인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순간 가게 운영이 적자로 돌아선다고 입을 모은다. 신촌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원모씨는 “점심시간에도 테이블이 절반 정도만 찬다”며 “손님은 줄었는데 식자재값과 임차료는 계속 오르니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주문과 서빙을 홀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파르게 오른 주거비 역시 학생들의 부담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62만2000원으로, 전년 동월(60만9000원) 대비 2.1% 상승했다. 2023년 1월(51만4000원)과 비교하면 21.0% 급등한 수치다.

일부 학생은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방을 나눠 쓰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학생 장모씨는 “월세 부담 때문에 6평 남짓한 원룸에서 친구와 함께 살기로 했다”며 “불편하긴 하지만 월세를 줄일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최모씨는 “월세를 낮추기 위해 재학 중인 학교에서 지하철로 40분 떨어진 지역에 집을 구했다”며 “통학 시간은 늘었지만 생활비 부담은 줄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대학생의 소득 기반이 약해지면서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뿐 아니라 주거비와 고용 여건 악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대학생의 생활비 부담을 키우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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