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권 상실제로 분쟁 늘 것…'효도 기록' 많이 남겨놔야"

입력 2026-04-12 18:07   수정 2026-04-13 09:00


“상속권 상실제도 시행으로 ‘망인을 얼마나 부양했는가’를 둘러싼 분쟁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가사전문법관 출신 윤미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사법연수원 38기·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전에 자산관리와 사후 재산 처리를 미리 설계해 두지 않으면 가족 간 분쟁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서울·대전가정법원에서 이혼, 재산분할, 유류분 반환, 성년후견 등을 두루 다룬 부장판사 출신인 윤 변호사는 지난달 화우에 합류했다.

민법 개정으로 지난달부터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이 배우자·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됐다. 윤 변호사는 “단순히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속권을 인정받던 시대는 끝났다”며 “실제로 망인과 얼마나 가까이 지내고 부양했는지, 즉 ‘불효자였는가’가 재판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피상속인을 부양한 대가로 받은 증여는 일정 범위 안에서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제도가 바뀐 점도 주목할 만하다. 효도한 자녀가 법적으로도 보호받는 구조로 상속법이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분쟁을 줄이기 위한 ‘키’는 효도의 기록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윤 변호사는 “법원은 (부모를) 얼마나 자주 병원에 모시고 갔는지 등 보다 ‘경제적 부양’을 얼마나 했는지를 더 크게 본다”며 “현금보다 계좌이체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훗날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언장 작성이나 유언대용신탁 활용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무자녀 가정이라고 해서 분쟁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윤 변호사는 “제자나 요양시설 관계자가 자신을 특별연고자라고 주장하며 상속을 요구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 결혼 시 신혼집 마련을 지원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는 “차용증을 쓰고 이자까지 받는 형태로 지원하면, 이혼 시 해당 자산이 ‘특유재산’으로 인정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상속 분쟁은 가정 내 문제를 넘어 기업 경영권까지 흔드는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윤 변호사는 “오너가 상속인이 상속권 상실선고를 받으면 승계 구도에서 제외될 수 있고, 유류분 지급을 위해 지분을 대량 매각할 경우 주가와 지배구조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분쟁 이후 수습보다 지분 구조와 가업승계 설계를 미리 정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우는 이런 수요에 대응해 노후케어본부 설립을 준비 중이다. 가사 전문 변호사는 물론 조세·신탁 전문가, 세무사, 회계사, 프라이빗뱅커(PB) 출신 등이 참여하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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