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두 CEO를 중징계한 근거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었다.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 과정에서 관리가 부실했고, 그 책임은 최종적으로 CEO에게 있다는 논리다. 라임 사태에서는 레버리지 제공과 상품 판매 과정의 관리 부실이, 옵티머스 사태에서는 허위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한 펀드 검증 실패가 핵심 쟁점으로 지목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2023년 11월 박 전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 정 전 대표에게 문책 경고를 확정했다. 문책 경고 이상 제재는 연임과 금융권 취업 제한으로 이어지는 중징계다. 두 CEO는 법원에 징계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맞섰다. 중징계로 인해 박 전 대표는 여성 첫 금융지주 회장의 꿈을 접어야 했고 정 전 대표도 연임을 포기하고 메리츠금융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전 사장은 1·2심 승소 이후 사법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판단에 따라 올 1월 KB증권 고문으로 복귀했다.
법원 판단은 일관됐다.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증권사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했고 그 기준에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는만큼 CEO 개인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이들 증권사가 내부통제 기준 자체는 갖추고 있었던 점, 금융사고를 곧바로 경영진 개인의 위법 행위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과 CEO 개인의 위법 행위 사이에는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CEO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수조원대 피해를 초래한 대형 금융사고인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경영진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확대와 사모펀드 시장의 구조적 부실 등을 고려해 강력한 제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판례가 CEO 책임 논쟁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책무구조도 도입 등 경영진의 역할과 책임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장치가 본격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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