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호황 타고 선박엔진 기업도 '수주 잔치'

입력 2026-04-12 18:17   수정 2026-04-13 00:45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타고 HD현대와 한화엔진 등 선박 엔진 제작사들이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세’인 친환경 선박 엔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는 물론 중국 조선사들도 잇달아 국내 선박 엔진 업체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박 엔진 제조사 한화엔진은 지난 1분기 약 8415억원 규모의 선박 엔진을 수주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1조9442억원)의 43.3% 규모를 3개월 만에 확보한 것이다. HD현대 계열사인 HD현대마린엔진의 1분기 선박 엔진 수주 규모는 2837억원이다. 지난해 연간의 45.7%다. 작년 매출(4024억원)과 비교하면 70.5% 수준이다.

선박 엔진 제조사들은 생산시설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미 가동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는데, 올해 추가 수주가 이어진 결과다. 지난해 한화엔진의 가동률은 100.7%로 100%를 웃돌았다. HD현대마린엔진의 가동률도 89.4% 수준이었다. HD현대그룹에서 HD현대마린엔진과 함께 선박 엔진 생산을 맡고 있는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가동률은 112.2%였다.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은 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다. 선박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할 정도다. 제품별로 가격 편차가 크지만 개당 가격은 수백억원에 이른다. 조선업 호황으로 글로벌 선박 수주가 늘어나면 엔진 수주가 뒤이어 증가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세계 선박 수주 1위 국가인 중국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친환경 엔진인 이중연료(DF) 엔진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중연료 엔진은 벙커C유 등 기존 연료와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등을 모두 넣어놓고 선택해서 쓸 수 있는 엔진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은 2030년 기준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 이상 줄여야 한다.

HD현대마린엔진이 1분기 수주한 선박 엔진 8건의 고객사는 모두 중국 조선소다. 장쑤 뉴양쯔, TSSE 등 중국 대형 조선소가 거래 상대방이었다. 같은 기간 한화엔진은 아시아 선사들과 총 5450억원 규모의 선박 엔진 계약을 체결했다. 상당 부분이 중국 선사 대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중연료 엔진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분야로 아직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며 “글로벌 선박 수주가 증가하면서 국내외에서 선박 엔진 주문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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