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 유튜브 채널 ‘민음사TV’다. 2019년 개설된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2023년 4월 말 13만2000명, 2025년 3월 말 29만2000명을 기록한 뒤 최근 42만 명까지 돌파했다. 이 채널에서는 편집자들이 직접 출연해 책을 소개하고, 브이로그를 찍고, 작가를 인터뷰한다. 책 뒤에만 머물러 있던 편집자가 책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역할까지 맡은 것이다.
출연자들은 책을 단순히 좋은 책이라고 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읽으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자기 말로 솔직하게 고백한다. 딱딱한 홍보 문구보다 더 파급력이 크다. 지난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결정 당시 진행되고 있던 라이브 공연에서의 편집자들의 깜짝 놀라는 반응(사진)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요즘 민음사TV에 출연하는 편집자들은 각종 출판 행사에서 줄을 서야 만날 수 있는 ‘인플루언서’가 됐다. 민음사가 선보이는 각종 ‘굿즈’도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 등 대형 박람회를 찾아온 20~30대가 쓸어담는 인기 상품이다.
작년 정대건 작가의 <급류>가 대표적이다. 2022년 출간된 이 책은 울면서 책을 읽는 한 인플루언서의 영상이 확산되며 역주행했다. 이미 타이틀을 확보하고 있던 민음사는 이를 그대로 매출로 연결시켰다. 세계문학전집 중에서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큰 인기를 끌었다. ‘불교힙’ 열풍 속 고전을 새롭게 소비하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출판계 관계자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가운데 한권에서 좋은 인상을 받으면 같은 전집에서 다른 책을 사려는 수요가 커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실적 수직상승은 조직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내부에서는 새로운 기획에 대해 ‘일단 해보자’는 분위기가 자리 잡혀 있다는 평가다. 타 출판사에 비해 결재 라인이 단순해 의사 반영이 빠르고, 이러한 구조가 실험적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직원들은 기획과 마케팅, 콘텐츠 제작까지 넘나드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민음사는 창업자인 故 박맹호 회장의 아들인 박근섭·박상준 대표가 대주주로 있다”며 “단기 성과에 대한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한 구조가 실험적인 기획을 이어갈 여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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