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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의 영향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중국도 3월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고 수입은 급증했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저렴한 전기차 및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대체 에너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
14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에 그쳤다. 2월에는 40%에 가까운 급증세를 보였었다. 음력 설 연휴 시기와 관련된 계절적 왜곡과 트럼프 관세 발효직전 수출이 급증했던 작년 3월의 높은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월에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 제품의 구매가 급증하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은 2021년 말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28% 증가했다. 그 결과 중국의 무역 흑자는 510억 달러로 줄어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후에도 이란산 원유와 러시아산 석유 등을 공급받았고 유가가 올라가면서 수입액수가 늘었다. 다만 이란을 제외한 페르시아만 지역의 공급 부족이 선적에 영향을 미쳐, 석유 및 천연가스 수입량 자체는 감소했고 정제 제품 구매량은 급증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람 중국 담당 경제학자는 “많은 부분이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강력하게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데이터를 세계 수요 둔화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올해 음력 설이 예년보다 늦어져 중국의 노동자들이 3월초에 업무에 복귀하면서 3월의 총 근무일수가 작년보다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특이 사항은 기준점이 되는 작년 3월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기업들이 수출을 앞당겨서 수출 실적이 급증한 시기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1분기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대비 수출은 15%, 수입은 23% 증가해 무역은 호조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만과 홍콩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지역에 대한 수출이 둔화됐다. 특히 대미 수출은 26% 이상 급감해 2월에 이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유가 위기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개월간 지속된 전 세계의 AI 투자 호황도 있다. 이는 메모리 칩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 대만 등의 수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한국 대만보다는 낮은 사양의 제품에 집중돼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수출액 역시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78% 급증했다.
중국의 싱크탱크 CF40의 경제학자들은 "외부 수요의 근본적 흐름은 아직 역전되지 않았다"며 "중국 수출의 경쟁력 상승이 전통적 해외 시장의 수요 둔화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수출에 또 다른 호재는 2월 말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이용해 부과한 관세를 무효화한 판결이다. 이로 인해 중국이 부담하던 관세가 인하됐다.
팬시온 매크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수입 증가분의 거의 40%는 첨단 기술 제품에서 비롯됐다. 첨단 메모리칩 등 반도체 구매는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미즈호 증권의 중국 담당 수석 경제학자인 세레나 저우도 "예상치 못한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첨단 기술 수출과 가공 수입의 증가는 중국의 견고한 수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란 전쟁이 중국의 수출 전망에 미치는 영향에는 긍정적 측면도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 고유가 기간이 길어질수록 전기차 및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대체 에너지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3월 글로벌 해외 판매량은 두 배로 늘어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호주에서 처음으로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수위를 차지했고 영국에서도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일부 경제권에서 통화 긴축을 촉발하고 소비자 지출을 위축시킬 경우 중국 제조업 일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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