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15척 이상을 배치하며 대이란 해상 봉쇄에 나선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군사행동의 실질적 타깃이 중국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에서 "전쟁의 이면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전쟁의 목적은 철저한 실리(돈)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포기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란이 개전 직전 핵 포기 의사를 밝혔음에도 공격을 강행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이제이(以夷制夷·오랑캐로 오랑캐를 무찌름) 전략 타깃은 이란 원유를 전량 구매하는 중국"이라며 "이란 전쟁을 지렛대 삼아 동아시아 시장에서의 마켓셰어(M/S)를 확보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핵심은 에너지 압박이다. 그간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로부터 시가 대비 20~50%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수입해 낮은 물가를 유지해왔다.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생포·압송된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할인 판매는 이미 끊겼다. 여기에 이란산 원유 수입까지 막힐 경우 중국 에너지 조달 비용의 급등이 불가피하다. 이란산은 중국 원유 소비의 13%를 차지한다.
최 연구원은 "중국은 이미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정유제품 수출 금지에도 재고 소진 속도가 예상을 웃돌자,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상업용 비축유 사용을 허용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높아진 에너지 가격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기 시작한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를 근거로 들었다.
반면 미국은 에너지정책보호법(EPCA) 등을 통해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에너지 가격을 상대적으로 안정시킬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중국이 즉각 반응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있다. 김선영 DB증권 연구원은 "상대가 판을 깔고 유인해도 중국의 태도는 신중하다"며 "공식적으로는 종전·휴전을 촉구하고 있으나 대대적 중재 역할은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중국에 원자재는 싸게 사냐 비싸게 사냐의 문제가 아닌 공급이 끊기지 않는가가 최대 관건"이라며 "이번 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타격감은 아직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에너지 소비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비중은 각각 18.2%, 8.8%이며, 원유 공급국도 러시아·아프리카·중동으로 분산돼 있다. 이란 사태가 중국 경제에 실제로 얼마나 타격을 줬는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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