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에서 전기요금 급등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며 11월 중간 선거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이란전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더욱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문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영향을 미친 데 이어, 올해 중간선거 역시 식료품 가격뿐 아니라 전기요금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툴레인대 에너지정책 전문가 조슈아 배서체스 교수는 “전기요금이 전국적 정치 의제로 떠오른 것은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유권자들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문제”라고 말했다.
전기요금 상승의 원인은 지역마다 다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인 뉴잉글랜드(매사추세츠·코네티컷 등)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파이프라인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는 기후 정책과 산불 예방 비용이 요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역시 발전소 폐쇄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전기요금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동부 레하이밸리(앨런타운·베들레헴 일대)에서는 전기요금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이 지역은 펜실베이니아 내 주요 산업·주거 지역 중 하나로, 2020년 이후 전기요금이 최대 20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평균 가계 부담이 월 23달러 증가했다.
전력망 운영기구 PJM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2028년까지 총 230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를 자극해 전기요금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OPEC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걸프 지역 국가들의 3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최대 27% 급감했다. 특히 이라크의 생산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라크는 2월 하루 420만 배럴에서 3월 160만 배럴로 줄어들며 61% 급감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각각 53%, 44%의 생산 감소를 기록했다. 이번 생산 감소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속에 글로벌 원유 공급 불안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선 소수 경합 지역구의 전기요금 관련 민심 변화만으로도 정치권력 지형이 뒤집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25년 입소스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5%가 전기요금 상승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실제 오하이오, 메인, 미시간 등 주요 경합 지역에서도 전기요금은 핵심 선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에서는 천정부지로 오른 전기요금이 유권자 불만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인 펜실베이니아 7번 지역구는 이번 선거의 핵심 시험대로 꼽힌다. 공화당 소속 라이언 매켄지 의원은 민주당 후보들과 접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민주당 후보 캐럴 오반도-더스틴은 전기요금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의 책임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은 전기요금 상승 원인을 바이든 행정부의 화석연료 규제에서 찾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이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데이터센터용 발전소를 기업이 직접 건설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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