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엔 줄서는데 정작 커피가 안보인다…커피엑스포의 '역설' [현장+]

입력 2026-04-15 19:30  


자몽 연유 블렌디드, 코코넛 카라멜 크림 라떼, 망고 모히또 에이드….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커피엑스포'에서 눈에 띈 것은 이 같은 화려한 색감의 논커피 음료들이었다. 행사장 내 주요 거점에는 원두 유통 부스보다 논커피 베이스와 디저트, 운영 효율화를 위한 부자재 솔루션 부스들이 상당수였다. 커피 하나만 내세워선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업계 상황이 반영된 모습이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서울커피엑스포는 코엑스와 한국커피연합회가 주최하는 상반기 최대 규모의 커피 비즈니스 전시회다. 오는 18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세계를 블렌딩하다(Blend the World)'를 슬로건으로 기기, 원두, 매장 운영 솔루션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행사로 마련됐다.
MZ세대 취향 저격한 '논커피' 메뉴 물색

이날 현장에서 가장 붐빈 곳은 논커피 부스였다. '묘차', '티센트' 등 차 전문 부스를 비롯해 딸기청, 밀크티 베이스 업체마다 관람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단가 경쟁에서 벗어나 가격 방어가 용이하고 마진율이 높은 음료군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업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각적 화려함을 유지하면서 수익성까지 고려하는 이들의 고민도 현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한 밀크티 베이스 업체는 '룩블랙 얼그레이 밀크티 베이스'(1병 1만7900원)의 경우 한 병당 24잔, '크림 루이보스 밀크티 베이스'는 최대 40잔까지 제조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밀크티 부스 앞에서 만난 한 카페 점주는 "약수역 인근은 저녁 시간대에 술 대신 예쁜 논커피 음료를 즐기는 젊은 고객이 늘었다"며 "시각적 요소와 맛을 모두 갖춘 메뉴를 통해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쿠키, 크로와상을 넘어 마르게리따까지

디저트 부문에서는 기존 쿠키나 크로와상을 넘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품목으로의 확장이 두드러졌다. 커피와 어울리는 부수적 메뉴 정도였지만 이제는 고객 지갑을 열기 위해 라면땅, 치킨, 떡볶이, 볶음밥 등 카페와는 이질적인 품목까지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추세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이탈리아 브랜드 '핀사미'가 선보인 냉동 핀사 마르게리따를 시식하려는 관람객들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기존 커피 음료만으로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디저트를 넘어 식사 메뉴로 폭을 넓히는 경향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메가MGC커피의 '양념 컵치킨'은 누적 판매 35만건을 기록하며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고, 이디야커피 역시 '김치볶음밥' 등 간편식 제품군을 강화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커피 프랜차이즈 수가 전년 대비 368개 줄어드는 등 시장이 포화된 상태여서 커피 업체들은 운영 효율화와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푸드 메뉴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커피엑스포에서 정작 커피보다 논커피 음료와 디저트, 푸드 등이 메인 콘텐츠로 떠오른 이유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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