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피의사실이 구체화되고, 피의자 및 참고인에 대한 조사 방향이 정리된다. 따라서 피의자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 수사 단계에서의 방어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특히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증거까지 무분별하게 압수될 경우, 수사 및 공판 단계에서 방어해야 할 범위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영장 집행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피의자가 보장된 방어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먼저 수사기관은 압수·수색 영장의 사본을 반드시 교부해야 하므로(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 이를 통해 피의사실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압수 대상은 영장에 기재된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피압수자에게 불리하게 확장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실제로 법원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범위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정보처리장치 및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만이 영장에 기재된 경우,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보는 그 성격과 범위가 다르다는 이유로 압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24. 9. 25.자 2024모2020 결정).
또한 클라우드와 같은 원격지 서버에 저장된 정보 역시 별도의 특정이 없는 한 압수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는 해당 정보가 단순 저장매체 내 정보와 달리 별도의 절차를 통해 접근·확보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의 정도 또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1452 판결).
이처럼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의 범위를 면밀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대상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피의자는 수사기관이 영장 범위를 넘어선 압수를 시도할 경우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이미 기소된 경우라면, 수사 단계에서의 영장 내용과 실제 제출된 증거를 비교하여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피의자가 단독으로 수사기관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전자정보의 경우 저장매체 전체를 반출하거나 이미징 방식으로 복제한 뒤,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통해 선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피의자가 실질적으로 압수 범위를 다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압수·수색 영장 집행 단계부터 변호인을 선임하여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전에 변호인을 선임하고 선임계를 제출해두면, 집행 일시와 장소에 대한 통지를 받을 수 있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만약 예고 없이 진행되더라도, 변호인이 참여할 때까지 집행을 일시적으로 유보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변호인에게 보장된 정당한 권리이며, 대법원 역시 변호인의 참여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도10729 판결).
핵심은 ‘영장 확인’과 ‘초기 대응’에 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절한 법적 조력을 통해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는 것이, 이후 수사와 재판 전반에 걸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글 법무법인 위온 파트너변호사 박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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