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ETF의 순자산 합계는 264조2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80조7819억원)과 비교할 때 46.14% 커졌다. 같은 기간 미국 등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ETF는 110조6959억원에서 126조3257억원으로 14.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ETF의 순자산 증가 속도가 해외 ETF보다 세 배 이상 빨랐다는 의미다.
국내 ETF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순자산 1조원 이상 ‘메가ETF’도 증가했다. 작년 말 66개이던 메가ETF는 전날 기준 83개에 달했다. 올해 새롭게 ‘1조원 클럽’에 가입한 19개 ETF 중 15개가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TIGER 코스닥150’ ‘ACE 200’ 등 국내 대표지수형 ETF를 비롯해 ‘KODEX AI반도체’ ‘HANARO Fn K-반도체’ ‘KODEX 반도체레버리지’ 등 반도체 테마 ETF가 주를 이뤘다. 이외에 로봇·은행·증권주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한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도 포함됐다.
개인투자자 자금은 국내 대표지수형 ETF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 대상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우량주가 포진한 유가증권시장에 매수세가 집중된 예년과 달리 올해는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ETF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올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인 ‘KODEX 코스닥150’이다. 무려 2조6701억원이 순유입됐다. ‘KODEX 200’(2조157억원·2위)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조9056억원·3위)가 그 뒤를 이었다.
코스닥 액티브 ETF로도 개인 자금이 흘러들어갔다. 지난달 상장한 ‘KoAct 코스닥액티브’(7688억원·12위), ‘TIME 코스닥액티브’(3947억원·20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르면 상반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출시되는 만큼 이 같은 고위험 투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TF가 꾸준히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유사 상품 난립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약 400조원으로 일본(약 900조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상장된 상품은 1093개로 일본(약 370개)의 세 배 정도다. 상품 수를 기준으로 하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한다. 이는 특정 테마나 전략이 부각될 때마다 자산운용사들이 ‘베끼기 상장’에 나선 영향이 크다. 지난해 주도 테마이던 ‘조·방·원’(조선·방산·원전) 관련 상품이 잇달아 출시된 데 이어 올해는 휴머노이드와 우주·항공 테마 상품이 줄지어 상장한 게 그 예다. 비슷한 상품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운용사 간 보수 인하와 마케팅 경쟁도 과열되는 분위기다.
상품이 빠르게 늘었지만 자금은 일부 상품에 집중되는 구조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순자산 상위 10개 ETF가 전체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규모가 큰 10개 ETF는 모두 ETF업계 점유율 1·2위 운용사인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상품 간 차별성 약화와 자금 쏠림 심화 등의 문제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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