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산 저가 TV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카드로 ‘인공지능(AI) TV 대중화’를 꺼냈다. 단순히 TV 크기를 키우고 성능을 향상하는 것만으로는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갈수록 글로벌 TV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AI TV를 대중화해 아예 새로운 판을 짜고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국내 출시하는 삼성 TV 신제품의 99%에 AI TV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올해를 AI TV 대중화 시대의 원년으로 삼고 한국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서울 서초동 삼성 강남에서 2026년형 AI TV 신제품 출시 행사인 ‘더 퍼스트룩 서울 2026’을 열고 TV 라인업과 스피커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제품의 핵심은 통합 AI 플랫폼인 ‘비전 AI 컴패니언’이다. 이 플랫폼은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 등을 통해 TV 시청을 돕는 개인 맞춤형 AI를 제공한다. 비전 AI 컴패니언을 쓰면 TV 시청을 하면서 재생 중인 콘텐츠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영화를 보다가 촬영지가 어디인지, 방송프로그램에 나오는 요리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AI가 화면 정보 등을 분석해 답변을 제공하는 식이다.축구 경기를 보면서 양 팀의 역대 전적을 물으면 AI가 검색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AI가 자동으로 음향을 최적화하는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 AI가 콘텐츠 해상도를 자동으로 높이는 ‘AI 업스케일링 프로’, AI가 축구 경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축구공의 미세한 움직임을 정밀하게 표현하는 ‘AI 축구 프로 모드’ 등도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라인업도 확대한다. 43형부터 100형까지 미니 LED TV 라인업을 새로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7개 크기(100·85·75·65·55·50·43형)로 28개 모델을 출시한다. 미니 LED TV 라인업을 새로 내놓은 배경에는 제품 가격을 낮춰 프리미엄 중심의 소비층을 넓히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OLED TV는 중저가 LCD TV보다 통상 가격이 2.5~3배가량 비싸다.
용 사장은 최근 불거진 ‘삼성 TV 위기론’과 관련해 “과장된 부분이 많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하드웨어 세트(완제품)만 놓고 보면 경쟁 상황이나 국제 정세로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정도로 어려운 처지는 아니고, 글로벌 정세가 안정되면 스포츠 이벤트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VD(TV)·가전 사업부는 지난해 20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 1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