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마을버스가 심각한 인력난으로 고사 위기에 처하자 마포구와 구로구, 동작구 등 각 자치구가 예산을 투입해 기사 확보와 양성에 나섰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처우 격차로 마을버스 기사가 대거 이탈하면서 발생한 배차 지연과 주민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마포구는 올해부터 마을버스 운수종사자에게 분기당 30만원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마포구 마을버스 업체에 재직 중이며 한 분기에 50일 이상 근무한 기사다. 올 2분기 처우개선비 지급 대상자는 167명이다.
마포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마을버스 업체가 두 번째로 많고 등록 대수도 106대에 달해 기사 인력난이 주민 불편으로 직결되는 지역이다. 구는 지난해 11월 조례를 개정해 보조금 지급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마을버스가 차질 없이 운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로구와 동작구는 직접 기사를 양성하는 ‘기사 학교’ 운영에 나섰다. 구로구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이론과 실습 교육을 전액 무료로 제공하고 취업까지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종 대형면허를 소지한 40세 이상 구민 26명을 선발해 운행 교육을 한다. 동작구 역시 올해 24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무료 양성 교육을 한다. 동작구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생의 83.3%가 취업했다.
자치구들이 예산을 들여 ‘기사 모시기’에 나선 배경에는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의 운영 체계 차이에서 기인한 고질적인 인력 유출 구조가 있다. 서울 시내버스는 민간 업체가 운영하되 지방자치단체가 노선을 관리하고 적자를 보전하는 준공영제다. 이 덕분에 시내버스 기사는 평균 연봉이 6000만원 안팎으로 안정적인 급여와 하루 2교대 근무를 보장받는다. 이에 비해 마을버스는 여전히 업체가 수익을 책임지는 민영제 성격이 강해 기사 처우가 시내버스 기사의 70%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근무 시간도 더 긴 편이었다.
이로 인해 마을버스는 시내버스 기사가 되기 위한 경력 쌓기용 ‘징검다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내버스 기사가 되려면 대형버스 1년6개월 무사고 운전 경력이 필요한데, 신규 기사들이 마을버스에서 이 기간을 채워 시내버스로 이직하는 패턴이 고착화한 것이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마을버스 등록 차량 중 14%에 이르는 219대가 기사 부족 등을 이유로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을버스의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출·퇴근 시간 주민들이 20~30분씩 버스를 기다리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버스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지원액을 늘려나가는 식으로 자치구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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