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사칭' 34억 가로챈 피싱조직 검거

입력 2026-04-15 23:49   수정 2026-04-15 23:50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30억원 넘는 수표를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거책과 전달책 등 7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경찰은 나머지 4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31일까지 검찰과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 10명에게 34억6700만원 상당의 수표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가로챈 수표를 조직 윗선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싱범들은 텔레그램 등으로 윗선의 지시를 받은 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발견됐다. 금감원에 예탁해야 하니 계좌의 현금을 모두 인출해 수표로 바꾸라”고 피해자를 속였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피싱범에게 1억5000만원의 수표를 건넸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 CCTV 영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수거책 1명을 검거했고, 이후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피싱범 일당으로부터 8억7000만원의 수표를 압수하고, 이를 피해자 3명에게 돌려줬다. 한 피해자는 ‘고수익 보장’을 내세운 주식투자 사기에 속아 17억원의 수표를 전달했다.

이들 모두 경찰의 연락을 받은 뒤에야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피해금 20억원 가운데 5억원을 돌려받은 한 피해자는 “피싱범이 ‘비공개 수사를 하고 있으니 가족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해 속을 수밖에 없었다”며 “퇴직금과 아내의 사망보험금을 포함해 피 같은 돈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로 수사·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계좌를 점검한다는 명목으로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라며 “최근 피해금을 수표로 인출해 전달하는 고액 피해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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