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성사되면 오만 측 해협 자유항행 검토" 로이터 보도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4-16 05:07   수정 2026-04-16 06:37

이란이 휴전이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측 통로를 선박들이 자유롭게 항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로 중 오만 영해에 해당하는 영토를 선박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의향이 있으며, 이 경우 테헤란(이란 정부)의 어떠한 방해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이 해당 해역에 매설했을지도 모르는 기뢰를 제거하는 데도 동의할지, 혹은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또 한 서방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선박들이 오만 영해를 통해 아무런 제재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제안이 이미 논의 단계에 있었지만 미국 정부로부터 이에 대한 응답이 있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과 미국에 의해 이중으로 봉쇄돼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원래 국제 수로로, 선박들이 해협 안쪽으로 진입할 때는 이란 쪽 항로를, 밖으로 나올 때는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다. 이란은 통행세 도입을 추진하면서 해협 반대편 영해를 가지고 있는 오만과 통행료를 분담하겠다고 했으나 오만은 국제 수로에 통행세를 부과하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란이 통행세 체제가 사실상 유지되지 않아도 상관 없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세 대신 동결자산 해제(이란 측 추정에 따르면 약 270억달러 규모)와 경제 제재 해제 등 다른 경제적 대가를 추구할 수도 있다는 신호다.

아울러 이란이 '오만 측 영해'를 자유로이 이용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란 측 영해에 대한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지만 기뢰를 매설한 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할 수도 있다.

지난 2월28일 이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후 호르무즈 해협에는 수백 척의 선박과 2만여명의 선원들이 나오지 못한 채 머물고 있다. 이 중 26척은 한국 측 선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개방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란과의 협상에서 우라늄(핵연료) 농축 문제에 비해 후순위로 밀려 있다. 미국은 지난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이 지역에 대한 역봉쇄를 실시하고 이란과 교역하는 선박의 항행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중이다.

이번 주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있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은 이란이 해협 이용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IMO 또한 이러한 통행료 부과가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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