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반도체는 속도전…정치 개입이 국가 경쟁력 훼손”

입력 2026-04-16 06:15   수정 2026-04-16 07:56


"세계 반도체 전쟁은 속도전이다. 이미 확정된 국가 전략사업을 정치적 논리로 흔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착공 지연과 분산론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정치 논리가 산업 정책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시장의 주장이다.

◇ "착공 6개월 지연, 더 빨리 달려도 부족한 판"
이 시장은 16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착공이 당초 계획보다 6개월 늦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업시행자인 LH는 올해 초 입찰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LH 측은 그 이유로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가산단 부지 조성 착공 시기를 내년으로 언급한 바 있어, 착공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시장은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된 반도체 산단 지방 분산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 총리가 '수도권 집중 리스크'를 이유로 일부 팹의 남부권 분산 배치 가능성에 공감을 나타내자,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에서 집적이 왜 중요한지를 모르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 팹 6기, SK하이닉스 팹 4기 등 총 10기가 용인에 집적되는 것은 리스크가 아니라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며 "이를 분산하는 것은 반도체 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전력·용수 공급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 책임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은 2023년 7월 정부가 직접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며 "관련 법규에 따라 전력과 용수를 공급할 의무는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삼성전자 3·4기 팹 전력공급 계획에 서명하지 않은 것, 송전 반대 단체의 활동을 방관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 45년 숙원 풀고 공약 이행률 98%
이 시장은 최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에서 역대 최초로 최고 등급(SA)을 받았다. 민선 8기 212개 공약 가운데 완료율은 87%, 정상 추진을 포함한 이행률은 98%에 달했다.

대표 성과는 45년간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대를 옥죄던 '송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다. 삼성전자가 입주할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유치와 연계해 1979년 설정된 규제를 풀었다. 수원시 면적의 53%에 맞먹는 토지가 규제에서 풀린 것으로, 역대 시장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였다.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냈다. 경부지하고속도로(용인 기흥~서울 양재)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반도체 고속도로(화성 양감~용인 남사·이동~안성 일죽)와 용인-충주고속도로가 민자적격성 조사를 받았다. 국도 45호선 8차로 확장은 예타가 면제돼 사업 기간을 3년 단축했다.

반도체 고등학교 설립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교육부에 제20차 마이스터고 지정을 신청했다. 특성화고로 2027년 3월 개교하고,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 2028년 3월 전환한다. 52개 반도체 기업이 산학협약을 맺었고, 채용 약정 인원 109명도 확정됐다.

◇ "반도체 세수 2031년 1조원…시민 삶으로 돌아온다"
이 시장은 반도체 중심도시 전략이 시민 삶을 직접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량 기업 유입으로 재정 여건이 개선되면서 20년 가까이 표류하던 동백·보정 미르휴먼센터를 개관했고, 포은아트홀 객석을 266석 확장해 1525석 규모로 키웠다.

교육 분야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어졌다. 취임 후 191개 초·중·고교 학교장과 대표 간담회를 39차례 열어 교육 환경을 개선했다. 아울러 전국 최초로 195개 학교 주변 제설지도를 제작하는 등 통학 안전에도 공을 들였다.

재정 전망도 밝다. 이 시장은 "2031년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만 9180억원, 소·부·장 기업에서 1600억원 등 반도체 부문 세수가 1조78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 혜택이 온전히 시민의 복지와 문화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1000조 투자 시대, 마무리까지 책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는 당초 502조원에서 10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2023년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사업 특화단지로 지정돼 용적률 상한이 350%에서 490%로 높아지자 SK하이닉스는 팹을 2복층에서 3복층으로 변경했고, 투자 규모도 122조원에서 600조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단독 투자만 100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시장은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용인르네상스를 완성하겠다"며 "백년 먹거리를 설계한 사람이 마무리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0조원 투자가 확정된 천조개벽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며 "용인을 세계 반도체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용인=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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