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관치 우려된다"…정부 개혁안 거부한 농협

입력 2026-04-16 10:17   수정 2026-04-16 10:20



농협중앙회가 조합장들 목소리를 빌려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에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정안이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9~10일 전국 조합장 8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했다. 세부적으로는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에 대한 반대율이 96.1%에 달했고, 농협 감사위원회 설치(96.4%), 농림축산식품부의 감독권 확대(96.8%) 등 주요 개편안 전반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목소리를 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 협의를 통해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2028년부터 약 187만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앙회 내부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 감사위원회’를 신설하고, 정부의 지도·감독 범위를 중앙회와 조합뿐 아니라 지주와 자회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정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농협은 이 같은 개정안이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속도전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농협 조합장들은 이날 낸 건의문을 통해 “농협의 주인인 농업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개혁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직선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갈등을 유발하고 포퓰리즘 공약 경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정부 개입은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감독권 확대는 협동조합의 본질을 훼손하는 관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이 농업 현장의 목소리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며 “농협법 개정안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 조합장들은 오는 21일 개정안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대응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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