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온 30대 청년이 삶의 마지막 순간 장기를 기증해 7명에게 새 생명을 전했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오선재(30) 씨는 지난 2월 6일 조선대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 안구를 기증했다.
오 씨는 지난 1월 한 식당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되찾아 어머니에게 “사랑해”라고 말했지만 이후 상태가 악화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오 씨는 생전 주변에 장기 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최라윤 씨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의 뜻을 떠올려 기증을 결심했다.
특히 최 씨는 아들의 기증 동의와 함께 본인도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했다.
유족에 따르면 오 씨는 전남 광양의 2남1녀 중 맏이로, 어린 시절부터 홀어머니를 도와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정직원으로 취업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하시지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최 씨는 “선재야 나 너무 보고 싶어. 다른 거 안 바라. 너만 있으면 돼. 제발 엄마 옆으로 와줘. 엄마 아들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라고 눈물을 흘렸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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