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포스코, 사내 하청직원도 직고용해야"…포장 업무는 제외

입력 2026-04-16 17:58   수정 2026-04-17 01:17

포스코 제철소에서 일하는 사내 하청 근로자를 포스코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재차 확정됐다. 포스코가 추진 중인 협력사 소속 근로자 약 7000명의 직고용 계획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6일 포항·광양제철소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두 건의 상고심에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하고 포스코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정년을 넘긴 원고 1명의 소송은 각하했고,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7명은 직고용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포스코 제철소에서 일해온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형식은 외주지만 실제로는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일했다”며 직접 고용을 요구한 소송이다. 쟁점은 포스코와 협력업체 직원의 근로관계가 ‘도급’인지, 실질적으로 원청의 지휘·명령 아래 일한 ‘근로자파견’인지였다. 파견법상 기업이 2년 넘게 파견 근로자에게 일을 시켰다면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들의 직접 고용 소송은 2011년부터 열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참여 인원은 2000여 명이다. 이날 선고된 사건은 3차(8명)·4차(215명) 소송으로, 2022년 7월 대법원이 1·2차 소송을 낸 협력업체 직원 55명에 대해 승소 판결한 데 이어 이번에도 직고용 의무가 재확인됐다.

대법원은 이날 선박 접안, 원료 하역, 제강 공정의 래들 관리, 압연 롤 정비, 배합 원료 생산 등 제철 핵심 공정과 밀접하게 연결된 업무에 대해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했다. 포스코가 전산관리시스템과 이메일 등을 통해 수시로 작업 대상, 방법, 순서를 지시하고 특정 일을 우선 수행하도록 요구해온 사실이 인정됐다. 또 대법원은 해당 협력업체 근로자의 업무가 “대부분 단순 반복 작업으로 높은 전문성과 기술성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무에 필수적인 시설 역시 포스코 소유로 인정됐다.

냉연제품 포장 업무에 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해당 협력업체는 1976년부터 포장 작업을 수행해온 코스닥시장 상장사로, 1980년대 후반 자체 포장 설비를 구축·운영하고 2004년부터 관련 특허를 출원한 독립적 전문업체다. 대법원은 “작업표준서 작성·변경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경험과 기술이 실질적으로 반영됐을 소지가 크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포스코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소송 승소자에 한정하지 않고 비슷한 공정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의 직고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혁/신정은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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