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화장실 가실 때 부축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골절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제 몸도 조금씩 아파오니 자식들이 그만두라고 하네요.”4년 차 요양보호사 A씨(62)가 일하는 요양원에는 입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보호사가 부족해 ‘대기’ 안내가 반복되고 있다. 버텨오던 A씨는 결국 손목과 허리 부담으로 최근 일을 내려놓기로 했다.
한국 노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월 683만9800명이던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달 1103만5000명으로 61% 늘었다. 고령 인구가 확대되면 요양보호사 수요가 덩달아 커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돌봄 인력 역시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3년 63.1%이던 60세 이상 요양보호사 인력 비중은 2043년이면 72.6%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구조가 점차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노노(老老) 돌봄 구조는 인력 이탈을 더욱 부추긴다는 문제가 있다. 신체 부담이 큰 요양보호사 업무 특성상 A씨처럼 건강 문제로 현장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이는 다시 인력 부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DI는 2043년 요양서비스 수요가 2023년 대비 2.4배 이상 확대되고, 부족 인력은 99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43년은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 하지만 고령 인구 증가 속도를 사회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불균형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요양보호사 수요 급증도, 노노 돌봄 고착화 문제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해법은 기존 틀을 넘어서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외국인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외국인 요양보호사 비중은 전체의 0.9% 수준에 그친다. 요양보호사 인력에 한정된 비자를 신설하고, 한국어 교육과 정착을 지원하는 제도 등이 거론된다. 근본적인 일자리 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근로 환경 문제로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외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돌봄 로봇도 방법이다. KDI는 “로봇 실증 및 상용화를 지원하고, 요양시설 간 연계를 통해 기술의 효과성과 실효성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의 인구 구조 변화 속도는 정책 대응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과감한 정책 전환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경고를 허투루 들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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