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장들, 정부 개혁안 반대…"회장 직선제는 지역 갈등 유발"

입력 2026-04-16 17:56   수정 2026-04-17 01:22

농협 조합장들이 정부의 농협 개혁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오는 21일 농협 조합원 1만여 명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개혁안 반대를 위한 상경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농협중앙회는 16일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일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871명 가운데 96.1%가 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하는 데 반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도·감독 범위를 중앙회와 조합을 넘어 금융·경제지주 및 자회사로 확대하는 방안에는 96.8%, 중앙회 내부감사 기능을 분리해 ‘농협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에는 96.4%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일 당정 협의를 통해 내놓은 농협법 개정안 핵심 내용 전반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조합장들은 “농협의 주인인 농업인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개혁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직선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갈등을 유발하고 인기영합적 공약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직선제 도입 시 선거 관리 비용이 수백억원 규모로 늘어나 농업인 지원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정부의 감독권 확대가 농협의 자율성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개혁 방향이 농업 현장의 목소리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며 “농협법 개정안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합장들은 최근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를 중심으로 21일 여의도 집회에서 대응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반면 정부는 현행 조합장 간선제 방식이 금권선거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직선제 도입을 통해 금권선거 유인을 줄이고, 감사위원회 설치와 감독 권한 확대를 통해 취약한 내부 통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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