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알아도 오빠 선택"…완도 순직 소방교 예비신부 글 '먹먹'

입력 2026-04-16 21:21   수정 2026-04-16 21:22


전남 완도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의 예비 신부가 쓴 편지가 네티즌들을 울리고 있다.

고(故) 노태영 소방교의 예비 신부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방복을 입은 생전 고인의 사진과 함께 "사랑한다는 말로도 부족한 바보같이 착한 우리 남편"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노 소방교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

예비 신부는 "얼마나 뜨겁고 무섭고 두려웠을까"라며 사고 당일인 4월 12일을 떠올렸다. "아직도 그날 아침에 머물러 있다"고 털어놓은 예비 신부는 "화재 출동 나갔는데 실종이라는 연락을 받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내 세상이 무너졌다"고 했다.

이어 "오빠는 항상 '가정이 있어도 가장 먼저 들어가서 늦게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바보같이 착하고 나에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잘해준 기억만 남아 마음이 더욱 힘들다. 미운 모습이라도 있으면 그걸 탓하며 살 텐데 나는 탓할 것도 없다"고 적었다.

특히 그는 "만나는 동안 착한 오빠 덕분에 싸운 적, 운 적도 없고 매번 스펀지처럼 나를 다 흡수해줬다"면서 "난 우리의 결말을 알고 있어도 똑같이 오빠를 선택할 거다"라고 고인을 향한 깊은 신뢰와 사랑을 드러내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끝으로 예비 신부는 "우리 남편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면서 "마지막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찾아주시고 연락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지인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1000개 이상의 추모 댓글이 달렸다. 배우 이영애 역시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진심으로 숭고한 고인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빈다'는 댓글을 남겼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께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났고, 진화 작업에 투입된 노 소방교와 박승원 소방경이 순직했다.

박 소방경은 15살, 14살, 10살 세 아이의 아빠였다. 지난 14일 전남 완도군 완도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박 소방경의 첫째 아들은 "아빠를 마지막으로 봤던 출근하기 전날 밤, 마지막 모습이 생각난다"며 "아빠는 나의 영웅이자 멋진 남자다. 엄마랑 동생들은 내가 잘 지키겠다. 이제는 편히 쉬라"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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