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밸류체인으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기업이 잇달아 역대급 실적을 쏟아내면서 다음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도 높은 영업이익률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SMC는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3% 늘어난 5725억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라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24억대만달러(약 25조3000억원)를 넘어선 것이며, 8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증가율 기록을 이어갔다.
앞서 TSMC는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2% 늘어난 4151억9000만대만달러(약 19조3000억원),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1조1341억대만달러(약 52조9000억원)로 각각 월간·분기 기준 최대였다고 지난 10일 발표한 바 있다.
1분기 매출에서 3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5나노·7나노 공정의 비중이 각각 25%, 36%, 13%로, 이들 첨단 공정의 비중이 74%에 달하면서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이 같은 실적은 미국·이란 간 전쟁 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TSMC의 3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생산능력보다 많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전쟁 발발에도 AI 투자 붐이 꺾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전쟁을 뚫고 1분기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은 바 있다.
관심은 이제 SK하이닉스로 쏠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매출 49조6756억원, 영업이익 34조538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1.6%, 영업이익은 364.1% 늘어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 40조원을 전망하는 증권사도 있다. 키움증권(40조3000억원), 흥국증권(40조1000억원), KB증권(40조800억원), DS투자증권(39조500억원) 등은 일제히 40조원 안팎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영업이익률도 최대 70%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 58%를 기록해 TSMC(54%)를 앞섰다. TSMC는 올 1분기 5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범용 D램 가격 급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가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북미 클라우드 기업의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기업용 SSD 수요가 증가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도 수익성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실적에서는 SK하이닉스의 '효자'인 HBM뿐 아니라 범용 D램의 기여도가 크게 확대된 점이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최대 9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 속도는 1분기를 기점으로 가속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메모리 가격의 구조적 상승 흐름은 중장기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251조원, 내년에는 35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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