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역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병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연구 단계에 머물던 BCI 기술이 실제 진료와 재활 현장에 적극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전역서 30개 이상 BCI 병동 생겨나
17일 중국 의학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BCI 관련 병동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중국 전역에서 30개 이상의 병원이 BCI 관련 병동을 운영 중이다. 일부 민간 의료기관도 참여하고 있으며, 베이징을 비롯해 장강 삼각주(상하이·저장성·장쑤성) 등 10여개 성·시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병원별로 중점 질환과 기능에는 차이가 있다. 다수 병원은 뇌졸중 후 편마비, 척수 손상 등 중증 운동장애 환자의 기능 회복과 의도 기반 운동 제어에 집중하고 있다.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의 정밀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일부 기관은 인지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알츠하이머병 환자까지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 안후이의과대 제1부속병원은 최근 BCI 융합 병동을 공식 개소했다. 이 병동은 파킨슨병, 뇌전증 등 만성 신경계 질환의 임상적 난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경내과·신경외과 등 다학제 협진 체계를 구축해 환자 맞춤형 정밀 진료와 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병원의 신경내과는 연간 외래 환자 수가 약 16만명에 달한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인지장애, 수면장애, 뇌전증 등 진료에서 기술적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또 파킨슨병 원스톱 진료센터와 신경조절센터도 운영 중이다. 이미 비침습 신경조절과 BCI 관련 기술 분야에서 다수의 연구 성과를 축적했다.
이 병원 측은 "BCI 융합 병동 개소를 통해 임상 수요 중심으로 플랫폼을 마련할 것"이라며 "진료 환경에서 기술을 적극 적용·검증함으로써 연구 성과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하겠다"고 설명했다.
BCI 기술, 마비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에 활용
BCI는 인간의 뇌와 외부 장치 사이에 직접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구축하는 기술이다. 말초 신경이나 근육을 거치지 않고 뇌의 신경 전기 신호를 수집·해독·변환해 사용자가 의도만으로 외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외부 장치의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극을 두개골 내부에 삽입하는 방식에 따라 침습형과 반침습형으로 구분된다.차이신은 "임상 시험에선 이미 BCI 기술이 마비 환자의 운동 기능 일부 회복과 의사소통 능력 개선에 활용되고 있다"며 "의식 장애 치료, 기억력 증강, 실어증 환자의 언어 기능 회복, 기능성 뇌질환 치료 등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전역에서 의료기관들이 BCI 병동 구축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BCI 기술이 종전 연구에서 임상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서다.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각 의료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신경내과·신경외과와 재활의학 등 다학제 협진 체계를 기반으로 환자 평가, 수술, 재활까지 전 과정을 통합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시에 연구 성과의 임상 적용을 촉진하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중국 내 최초의 BCI 임상·전환 병동은 2025년 5월 수도의과대 부속 베이징 톈탄병원에 설립됐다. 베이징 뇌과학·유사뇌연구소와 신즈다신경기술이 공동 개발한 '베이나오 1호' BCI 시스템의 임상 시험이 이곳에서 진행 중이다.

'베이나오 1호'는 경막 외 삽입 방식의 고처리량 반침습형 BCI다. 세계 최초로 해당 방식이 적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뇌졸중 후 편마비, 근위축성측삭경화증 환자 등을 포함해 10건의 인체 이식이 완료됐다. 병원 측은 해당 수술에서 중대한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환자로부터 획득되는 신호도 안정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BCI 관련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상하이는 BCI 미래 산업 육성 행동 계획을 통해 임상 시험 기지와 연구 병동 구축을 장려하고 있다. 장쑤성 역시 관련 산업 발전 계획을 통해 주요 의료기관의 전문 병동 설립과 임상 연구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가격 체계도 정비되고 있어 환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국가의료보장국은 신경계 의료서비스 가격 항목 지침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BCI 기술을 별도 항목으로 신설했다.
이에 따라 침습형 BCI 삽입 비용, 침습형 BCI 제거 비용, 비침습형 BCI 적용 비용 등 세 가지 항목이 공식화됐다.
이후 후베이를 시작으로 저장,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관련 의료서비스 가격 기준이 잇따라 도입됐다.
베이징은 해당 3개 항목을 기본 의료보험에 포함해 베이징 톈탄병원, 쉬안우병원, 베이징대 제1병원, 베이징 협화병원 등에서 시범 적용 중이다.
중국 내에선 BCI 기술이 앞으로 3~5년 내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란 낙관론까지 나온다. 야오더중 쓰촨성 뇌과학연구소장은 "새로운 정책이 하루아침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3~5년 안에 일부 BCI 제품이 실제 공공 서비스로 점차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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