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국책연구기관이 분야별로 나뉘어 운영되는 체계와 관련해 “굳이 분리해 독립 조직으로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통폐합 등 공공기관 운영 효율화를 추진 중인 이 대통령이 정부 출연 연구기관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공공기관 및 정부 유관기관 102곳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산하 26곳,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19곳 등 총 47개 기관이 포함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KAIST 등이 해당한다.
이 대통령은 국책연구기관이 분야별로 운영되는 것에 “독립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을 텐데, 국민적 시각에서 보면 굳이 그렇게 관리를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NRC 산하에 KDI, 국토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처럼 분야별 기관이 있는데 이렇게 나눌 필요가 있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하나의 기관 안에 연구 부서 단위로 관리해도 충분하지 않나”라며 “기관들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비슷한 것도 많아 굳이 따로 관리하며 원장, 비서, 총무, 관리 조직에 인력을 다 둬야 하나”라고 했다. 기관마다 있는 행정 조직을 통합하면 인력과 예산을 절감할 수 있지 않겠냐는 판단이다.
NRC와 NST 산하 연구기관은 각각 정부출연연구기관법과 과학기술출연기관법에 근거해 설립돼 운영된다. 1999년 전까지만 해도 개별 법률에 따라 기관이 존재했는데, 이후 하나의 근거법이 마련됐다. 이한주 NRC 이사장은 “감사, 회계 같은 영역은 관리를 통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정책을 연구하는 조직 설치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청년 문제”라며 “그 문제를 전담해 연구하는 조직이 이 수많은 연구 조직 중에 없다는 게 조금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정책에 분명히 문제가 있고, 대책이 필요하긴 한데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필요하면 연구 기관을 하나 만들든지, 정부에 정책 부서를 만들든지 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세연을 두고는 “경기지사 할 때 인연이 많은 연구원”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조세연은 2020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지역화폐 정책이 발행 비용 낭비 등 경제적 역효과가 크다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를 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조세연을 맹비난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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