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지난 5년간의 투자는 수직농업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산업이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수직농업이 식량 안보 측면에서 전통 농업의 유효한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75억달러인 수직농장산업은 2035년 22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직농업은 작물을 수직으로 층층이 쌓아 올려 재배하는 방식이다. 전통적 농업 방식보다 제한된 공간과 물을 사용해 도심에서도 안정적인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흙 대신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수경재배 및 분무경재배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온습도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제어환경농업(CEA) 솔루션을 통해 장소와 날씨에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수직농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식량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기후변화와 빈번한 지정학적 갈등으로 수직농업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직농장 스타트업 플렌티의 아라마 쿠쿠타이 최고경영자(CEO)는 “2050년까지 식량 생산량을 70% 더 늘려야 하지만 경작 가능한 토지가 10%밖에 남지 않았다”며 “토지와 물 사용량이 훨씬 적은 실내 수직농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에서도 수직농업 투자가 늘고 있다. 식량 공급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싱가포르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 1월 싱가포르 주롱 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23.3m) 실내 수직농장이 공식 개장했다. 자동화 방식으로 운영돼 채소를 연간 2000t 생산할 수 있다. 일반 농지보다 1만㎡당 최대 45배 많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다.
최근에는 도심 오피스가 실내 농장으로 탈바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하면서 공실이 급증하자 이를 수직농장으로 활용하는 곳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자리한 닐스에스퍼슨 빌딩,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타워 등이 대표적이다. BBC는 “현대식 사무실과 창고는 개방형 구조로 돼 있어 실내 농장 용도에 더 적합하다”고 전했다.
재배 작물도 다양해졌다. 유럽연합(EU)이 설립한 유럽혁신기술연구소는 “최근에는 딸기를 비롯해 베리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신선한 베리류 수요가 많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도심 지역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라고 했다. 운영 비용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유럽혁신기술연구소는 “식물용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이 발전했고, 태양광 설치 패널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짚었다.
수직농장은 단순히 빈 공간을 채우는 용도를 넘어 건물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호주 스타트업 그린스페이스는 엘리베이터, 회의실 사이 공간 같은 사각지대에 수경재배 유닛을 설치해 건물 곳곳에 식물을 배치한다. 이를 통해 공간 미관을 개선하고 직원이 채소를 따 먹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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