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영향으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2월 대비 16.1%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 물가가 품목별로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걸 감안하면 이달 물가는 훨씬 더 많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당장 에너지와 플라스틱 제품부터 건설자재, 먹거리까지 오르지 않는 품목이 없다.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인천~뉴욕 왕복 항공편의 유류할증료는 113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편도 11만원대에서 다섯 배가 올랐다. 미국산 소고기는 한우와의 가격 차이가 절반으로 줄었다. 물류비가 뛴 탓이다. 수입 수산물과 과일도 마찬가지다. 자재 공급난과 가격 급등으로 전국 건설 현장은 공사 중단 등 비상이 걸렸다. 발전 원가가 크게 오른 전기요금도 걱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을 2.5%로 최근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 0.7%포인트 높인 수치다. 그것도 몇 주 내 중동 사태가 끝나 올해 중반부터 에너지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된다는 시나리오가 전제다. 전쟁이 그 이상 이어지면 물가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실은 우리나라 유조선이 홍해를 무사히 빠져나와 귀환 길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를 이용한 첫 원유 수송이다. 낭보이긴 하지만 원유 갈증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조만간 종전된다고 해도 물가 상승 압력이 단숨에 낮아지기도 어렵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속해서 물가 안정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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