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조선, 홍해 빠져나왔다

입력 2026-04-17 18:09   수정 2026-04-18 01:29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처음으로 중동산 원유를 가득 실은 한국 초대형 유조선이 우회 항로인 홍해를 빠져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내륙을 관통하는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걸프만 연안 원유를 홍해 방면으로 옮긴 뒤 국적선에 실어 오는 첫 사례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부는 사우디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은 한국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한 척이 홍해 항로(바브엘만데브해협)를 안전하게 빠져나와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선박 안전을 고려해 선박명과 출·입항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VLCC는 한국의 하루 사용량인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이다. 국내에 도착하면 원유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우리 선박이 홍해를 통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운송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며 “관련 부처들이 원팀으로 움직이며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썼다.

사우디 남쪽 바다인 홍해는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해협 대신 원유를 실어 올 수 있는 항로다. 해수부는 지난달 1일 해당 항로에 ‘운항 자제’를 권고했다.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좁은 물길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은 이란 지원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 활동지여서 선박 피격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수부가 운항 자제를 권고한 이후 국적 유조선을 통한 원유 수송은 사실상 끊겼다. 사우디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에 공급하기로 한 책임 물량을 얀부항에서 비국적 선박에 실어 한국에 보내는 정도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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