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협력 중단…신세계에 무슨 일이

입력 2026-04-17 18:23   수정 2026-04-18 00:46

신세계그룹이 ‘한국판 아마존’을 목표로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인공지능(AI) 사업이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생성형 AI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함께하는 AI 커머스 사업을 열흘 만에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신세계가 AI 전환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체계상 문제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진 ‘선택과 집중’ 나서

신세계그룹은 17일 리플렉션AI와 리테일 AI 혁신을 추진하면서 오픈AI와의 협력은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오픈AI와 협력을 발표한 지 열흘 만이다. 여기에는 AI 관련 사업이 중구난방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는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진에 “AI 사업 파트너는 리플렉션AI로 일원화하자”며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리플렉션AI와 리테일 분야로 협업을 신속하게 확장하고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오픈AI와의 협업 논의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세계는 오픈AI와 상품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쇼핑 전 과정이 챗GPT 내에서 이뤄지는 ‘제로 클릭 쇼핑’을 구현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AI 커머스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유통사가 글로벌 AI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과 차세대 커머스 구축에 나선 첫 사례였다. 오픈AI와 연내 이마트 앱에 들어가는 ‘AI 쇼핑 에이전트’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협업 취소와 관련해 신세계의 AI 사업이 여러 갈래로 추진되면서 체계적인 소통이 부재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리플렉션AI와 협력 가속”
신세계그룹은 이날 미국 AI 기업인 리플렉션AI와 리테일 사업 전반에 걸쳐 AI를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가 AI를 접목할 리테일 영역은 상품 소싱, 발주, 가격 책정, 물류, 재고관리, 고객관리 등 여섯 개다. 이마트 실무진이 이달 말 한국을 찾는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미래 유통업에 최적화된 AI 기반 리테일 사업 모델을 구현하면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AI를 적용하면 고객이 가장 원하는 상품을 제때 찾아 공급하고 최적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며 “원산지로부터의 운송과 고객 배송 등 물류·재고 관리에서도 비효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지난달 1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리플렉션AI와 AI 데이터센터인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한국에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인 250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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