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에 따르면 수색당국은 탈출 10일째인 이날 0시44분께 대전 안영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나들목 인근에서 늑구를 포획했다. 전날 오후 5시30분께 침산동 뿌리공원 인근에서 늑대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일대를 수색하다가 오후 11시45분께 늑구를 발견해 포획 작전에 들어갔다. 수색 관계자들은 늑구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기 위해 수의사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조심스레 관찰하며 동태를 살폈다. 수의사가 도착한 뒤 늑구에게 접근, 마취총을 발사해 생포했다. 지난 8일 오전 9시께 대전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한 지 9일 만이다.
늑구는 초기 진료를 받은 결과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레이상 위에서 길이 2.6㎝ 낚싯바늘이 발견돼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대전시는 늑구가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먹은 것으로 추정했다.
포획망을 잇달아 벗어나는 모습은 ‘자유의 상징’ ‘탈출의 달인’ 등으로 재해석돼 온라인에서 밈으로 확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늑구 밈 코인까지 등장하는 등 2차 콘텐츠 생산이 이어졌다. 해외 일부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는 코인 ‘Neukgu(늑구)’가 유통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늑구를 소재로 한 굿즈 제작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늑구 캐릭터를 활용한 마스코트 도입이나 ‘발바닥 빵’ ‘귀환 기념 티셔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이에 대전관광공사는 다음주 유관 기업과 만나 상품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늑대라는 종의 특성도 열풍을 증폭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개의 조상이라는 친숙함,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성, 대중문화에서 축적된 ‘자유롭고 영리한 존재’라는 이미지가 결합되며 응원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며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 점도 한몫했다. 동물을 단순한 전시 대상이 아니라 권리를 가진 하나의 개체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중동전쟁, 6·3 지방선거 등 국제 정세와 정치 관련 기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숨을 돌릴 수 있는’ 뉴스에 국민이 열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선주 서울디지털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판다 ‘푸바오’가 ‘사랑받는 동물’ 서사로 동물 팬덤의 문을 열었다면 늑구는 ‘능동적 저항’으로 각박한 일상 속 대중의 감수성을 자극했다”며 “늑구 사건이 단순한 화제로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원 제도 개선과 야생동물 복지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최영총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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