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핫한 여행지…대형기 투입 검토"

입력 2026-04-19 17:32   수정 2026-04-20 00:39


“한국이 실제 기회와 수요가 있는 잠재력이 높은 골드마켓(gold market)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코닐 코스터 버진애틀랜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항공 시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은 지난달 29일 인천~런던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코스터 CEO는 “한국에 투자할 의지가 있다”며 “스타링크를 통한 무료 와이파이 등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여객·화물 수요 모두 많아
버진애틀랜틱에 따르면 취항 2주차인 신규 노선의 탑승률은 현재 80%에 육박한다. 코스터 CEO는 “K컬처 열풍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영국인들이 많아졌고, 화물운송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한국과 영국은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일부 품목의 무관세 혜택을 늘렸다. 그는 “첨단산업과 뷰티 등 여러 분야의 제품을 한국에서 영국으로 운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진애틀랜틱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한국에 진출하게 됐다. 영국 경쟁당국(CMA)은 합병 조건으로 런던 히스로 공항의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을 타사에 양도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버진애틀랜틱이 넘겨받으면서다.

코스터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소비자들에게 우리를 인식시키기 위해 좋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며 진출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도 시사했다. 버진애틀랜틱이 인천~런던 노선에 띄우는 기종은 보잉 787-9다. 258석 규모 중형기로 연간 18만 좌석 규모다. 그는 “더 많은 수요가 있다면 에어버스 A350-1000 등 대형기 투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 1분기, 기내 무료 인터넷 제공
버진애틀랜틱은 한국을 거점 삼아 아시아 태평양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코스터 CEO는 “탑승객들이 인천을 거쳐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혹은 런던을 거쳐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거점인 만큼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 스칸디나비아항공 등 스카이팀 회원사들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진애틀랜틱은 대한항공이 소속된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 스카이팀의 회원사다.

버진애틀랜틱은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영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코스터 CEO는 “내년 1분기 안에 스타링크를 버진애틀랜틱의 전 기종에 도입할 계획”이라며 “누구나 기내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인공지능(AI)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내놨는데, 향후 한국에도 도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항공유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유럽에 남은 항공유가 약 6주치”라며 “항공편이 대거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코스터 CEO는 “항공유 가격이 두 배로 올랐지만, 버진애틀랜틱은 유류 소요량의 50~60%를 헤지하며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유 재고가 약 2개월 치 있고 공급사가 다각화돼 있어 당분간 문제가 없다”면서도 “아시아 국가들과 (항공유 수급) 해결 방안을 같이 모색하고 싶다”고 했다.

인천=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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