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수상한 거래 패턴은 이전에도 있었다. 7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을 발표하기 직전에 일부 투자자는 9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의 원유 선물을 매도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연기를 발표하기 15분 전 5억달러(약 7400억원) 규모의 원유 선물 매도계약이 체결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연기 발표 후 유가는 최대 14% 급락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이 시점 거래량이 평소 같은 시간대 평균의 9배에 달했고, 투자 포지션이 유가 하락과 주가 상승을 동시에 정확히 겨냥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이란 공습 연기를 발표하기 직전 폴리마켓에서 3개 계정이 휴전 베팅으로 총 60만달러 이상 수익을 올렸다.
미국 의회의 압박도 거세다. 엘리자베스 워런,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9일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중요 미공개 정부 정보의 오용 가능성 우려를 제기했다.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 양측에 정부 발표 전후 거래 활동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토레스 의원은 “이번 사건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내부자 거래 중 하나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며 실소유자 정보를 포함한 포괄적 거래 기록 확보와 조사 결과의 신속한 공개를 촉구했다. 백악관은 관련 의혹에 대해 “근거 없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24일 직원들에게 선물시장 베팅에 직위를 부적절하게 활용하지 말라고 이메일로 경고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보 선취득 관련 부정 거래 의혹은 이번 중동 분쟁이 처음이 아니다. 토레스 의원 측은 이번 의혹이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유예와 올해 초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직전에도 비슷한 패턴이 감지된 것과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미국 국무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 등이 정책 발표 직전 해당 정보를 유출했고, 거래자가 이를 알고 매매했다면 관련자는 기소될 수 있다. 거래자가 공개 정황, 외교적 신호, 공급망 데이터 등을 독자 분석해 포지션을 구축했다면 합법적 투자에 해당하기 쉽다. 실제 투자자 추적과 통신 기록 확보가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2월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국방군 예비역 병사와 민간인 1명을 기밀 군사 정보를 이용해 폴리마켓에서 거래한 혐의로 기소했다. 세계 최초로 기밀 정보 기반 예측시장 내부자 거래로 형사 기소한 사례다.
CFTC는 워런, 화이트하우스 의원이 요구한 오는 30일 답변 시한 전후로 수사 관련 사항을 밝혀야 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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