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특사경 어이할꼬…사건방치·늑장수사 '수두룩'

입력 2026-04-19 17:53   수정 2026-04-19 17:54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 감독·지휘 권한이 사라지게 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소속 특사경의 ‘부실 수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잦은 인사이동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부재 속에 지자체 특사경이 사건을 제때 처리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지자체 특사경의 장기(2년 이상) 근속자 비율은 29%로, 중앙행정기관(37%)보다 8%포인트 낮다. 전체 특사경 2만1263명 중 6064명(28.5%)이 지자체 소속이다. 이들은 산림·식품·교통·환경 등 분야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나 국세청 특사경이 수사 분야 전문성을 갖춘 것에 비해 지자체 특사경은 수사뿐 아니라 직무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남의 한 지자체 특사경 부서는 2022년 ‘늑장 수사’로 공소시효를 넘긴 사건이 28건 발견돼 검찰로부터 직무유기 수사를 받았다. 사건 접수 직후 담당자 지정이 이뤄지지 않고, 개별 특사경이 처리할 사건을 임의로 선택하는 부실한 관리 구조도 드러났다.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은 2022년 6월 관내 3개 군 특사경 점검에서 사건을 이첩받고도 사건부에 등록하지 않고 방치한 197건을 발견했다. 춘천지검도 2023년 관내 한 지자체 특사경이 자동차관리법 위반 사건을 제때 처리하지 않아 25건이 공소시효를 넘긴 사실을 적발했다.

지금까지는 검찰의 수사 지휘를 통해 이 같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2024년 특사경이 내사 종결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사건을 검토하다가 운행자의 범죄 전력을 발견해 입건을 지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의 특사경 지휘가 사라지면 사건 암장뿐 아니라 과잉수사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자체 자문변호사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정책 홍보 마인드가 강한 행정 공무원은 피의사실 공표 금지 등 수사 기밀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며 “수사 적법 절차 전문성 부족으로 인권침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유지 등의 사건 무마 요구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남의 한 특사경이 조사 대상자로부터 금품을 받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도 있었다.

지자체 내부에서도 검사의 수사지휘권 유지가 필요하다거나 검사·검찰수사관 파견을 통해 전문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특사경이 작성한 조서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조사자 증언제도’를 활용하려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형사소송법 제316조의 조사자 증언제도란 사법경찰관이 법정에 나와 수사기관에서의 피의자 진술을 직접 증언하는 제도로, 조서의 신뢰성이 낮을수록 공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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