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자격증…출구찾는 '문송' 직장인

입력 2026-04-19 17:42   수정 2026-04-20 00:57

공인노무사·세무사·감정평가사 시험 지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 시험은 법을 많이 다뤄 문과형 시험으로 불린다. 연령별로는 30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문과 출신 직장인이 ‘평생 자격증’을 따기 위해 대거 지원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는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가 학원가와 스터디카페의 주요 고객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문과 계열 전문자격시험인 공인노무사·세무사·감정평가사 지원자는 총 4만2389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4만847명)보다 3.8% 늘었고, 2021년(2만4167명)과 비교하면 75.4% 증가했다. 지난해 감정평가사 지원자는 7969명으로 2021년 대비 98.3% 늘었다. 세무사와 공인노무사 지원자도 같은 기간 각각 76.2%, 62.1%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 비중이 가장 컸다. 지난해 공인노무사 시험에선 지원자 1만2410명 가운데 30대가 40.5%(5024명)로 가장 많았다. 감정평가사 시험에서도 지원자 7969명 중 30대 비중이 40.8%(3251명)로 1위였다. 전문자격증 열풍이 재직자를 중심으로 확산한 결과다.

에듀윌 관계자는 “올 들어 노무사·감정평가사 시험과 관련한 직장인 문의가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중견 식품업체 인사팀에 근무하는 박모씨(34)는 “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퇴근 후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며 “변호사, 회계사 시험과 달리 회사에 다니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는 ‘직장과 병행해 공부한다’는 뜻의 신조어 ‘직병’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직병을 하며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노하우와 계획표 등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고성장 기업은 대부분 이공계 기반 수출 대기업”이라며 “재직 중인 기업의 비전이 불투명하다고 보는 문과 출신 직장인 사이에서 불안과 위화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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