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아무도 몰랐다"…외국인 몰리던 '비밀 매장' 실체

입력 2026-04-20 14:43   수정 2026-04-20 14:53


서울 동대문 한복판에서 10년 넘게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짝퉁 명품’을 판매해 온 비밀 매장이 적발됐다. 정품 기준 72억원어치에 달하는 규모로, 서울시가 위조상품 수사에 나선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동대문 쇼핑몰 건물 한 층을 10여 년간 사실상 독점 운영하며 위조상품을 유통한 일당 2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일반 고객 접근은 어렵게 운영해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 압수된 물량은 총 1649개로 정품 기준 추정가로는 약 72억원에 달했다. 가방 868점, 지갑 653점, 시계 128점 등 대부분이 이른바 ‘미러급’으로 불리는 최상위 위조품이었다. 미러급 제품이란 외형과 품질이 정품과 비슷해 일반 소비자가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의 위조품을 일컫는다.

이들은 10년간 매장을 운영하며 관광 가이드와 연계해 외국인 단체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대량 판매를 이어왔다. 매장 내부에는 일본어 등 외국어로 된 명품 잡지를 비치해 구매 의사를 확인하거나 고객을 식별하는 암호처럼 활용했다.


매장 안팎에 10여대의 CCTV를 설치해 외부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물량을 다수의 창고에 분산 보관해 적발 시 전체 재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일부 위조품은 별도 주거지에 숨겨두는 등 조직적인 은닉 방식을 동원해 단속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6개월간의 잠복 수사와 디지털 포렌식 등을 동원해 이들을 검거했다. 해당 일당은 과거에도 상표법 위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조상품 유통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위조상품 유통은 상표법 위반으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변경옥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위조상품 범죄는 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공권력 신뢰를 떨어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유통 행위에 대해 강력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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