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시니어 하우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일반 주택보다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해서다.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워버그핀커스는 SK디앤디, 디앤디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샘디자인파크 부지에 하이엔드 시니어 하우징 개발 사업(투시도)을 추진 중이다. 지상 11층, 연면적 약 1만1000㎡에 1~2인실 등 100실 안팎을 준비했다. 총사업비는 1200억원 수준이며 2028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단순한 노인복지시설이 아니라 강남권 고소득 시니어를 겨냥해 식사와 건강관리, 간호, 재활·물리치료,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도심형 프리미엄 주거 모델로 개발한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도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베스코는 KT&G와 함께 경기 고양시 일대 자산을 활용해 시니어 하우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니어 종합 케어 기업 케어닥과도 협업하기로 했다. 인베스코에 따르면 한국의 시니어 하우징 보급률은 0.6%로 미국(11.1%) 호주(5.9%) 일본(2.5%)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 고령층에 편입되면 단순 요양시설이 아니라 도심 접근성, 커뮤니티, 헬스케어를 갖춘 고급형 주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년간 해외 투자사는 한국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법인의 주택 보유와 임대사업 관련 세 부담이 커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지난해 10월 이후 신규 투자가 사실상 멈췄다. 시니어 하우징은 노인복지시설로 분류돼 일반 주택과 다른 제도 틀 안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코리빙(공유주거) 등 일반 임대주택에 묶인 해외 자본이 시니어 하우징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시니어 하우징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 상당수 사업장이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대형 건설사는 프로젝트 규모가 작아 본격 진출 유인이 적다. 보험회사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업종 특성상 운영 리스크가 큰 시니어 하우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쉽지 않다. 글로벌 운용사 관계자는 “한국 시니어 하우징 시장의 확장성과 성공 여부는 운영 전문성과 전국 단위 케어 네트워크 확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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