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4월 7일자 A23면 참조
국토교통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기존 95%에서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사업지에 거주(1년 이상)하는 원주민은 보유 주택 크기와 상관없이 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재정착을 유도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조합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하고 부실 업체는 퇴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 등이 조합을 설립한 뒤 토지를 매입해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에 114곳(5만여 가구)을 비롯해 전국에서 610곳(30만 가구)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토지 미확보에 따른 사업 지연과 불투명한 조합 운영 등으로 대부분 사업이 좌초돼 ‘원수한테나 권한다’는 오명을 얻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지역주택사업 추진 속도가 1년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의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는 데 제도 개선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조합 자금 사용내역 공개 의무화…지자체, 매년 운영상태 조사·평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사 등의 ‘몽니’로 인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20일 토지소유권 확보 기준 등을 대폭 낮춘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아닌 일반적인 주택건설사업은 토지 소유권을 80% 확보하면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재개발 사업은 토지 소유자의 75%가 동의하면 사업이 가능하고, 재건축은 70%만 동의해도 된다.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지역주택조합에선 토지를 5%만 소유해도 사업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어 과도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이 설립된 이후에도 사업 진행이 더딘 사례가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설립된 지역주택조합 114곳 중 사업계획승인 및 착공 단지는 16곳(14%)에 불과하다. 착공한 사업장은 11곳이다.
정부는 토지 확보 요건을 완화해 사업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시공사와 업무대행사(특수관계인 포함)가 보유한 토지는 소유 기간과 무관하게 사업 인가 후 ‘매도 청구’ 절차를 밟아 조합이 시세에 사들일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토지주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나온다. 외부인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땅을 강제로 팔아야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의 경우 ‘수용권’을 주는 것이지만 지역주택조합은 ‘매도 청구권’이라는 점에서 다르다”며 “매도 청구는 시가 수준이기 때문에 피해 정도가 덜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엔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시공사의 부당한 요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으로는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해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발생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시공사와 조합이 반드시 공동으로 시행하도록 한 기존 제도를 폐지하고, 지역주택조합이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지역주택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할 때는 경쟁입찰을 의무화한다.
지역주택조합 관리·감독은 대폭 강화한다. 앞으로 매년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한 지역주택조합 전수점검을 시행해 조합의 전반적인 운영 상태를 조사·평가한다. 조사 결과 장기간 조합 임원의 연락이 두절되거나 실적보고 제출 의무 등을 연속 위반하는 등 부실조합으로 분류된 지역주택조합은 지자체가 조합 인가를 취소할 근거도 마련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지역주택사업 추진은 최소화하되 진행 중인 사업은 속도를 높이고, 부실 사업장은 빠르게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