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정상회담에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정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두 정상의 인식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양국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중동 사태로 인한공급망 위협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한·인도 CEPA는 2010년 발효됐다. 양국 교역 규모가 2010년 171억달러에서 지난해 257억달러로 커지는 데 기여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 무력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을 겪으며 양자 간 무역 협력의 필요성이 커졌다. 세계 4위 경제 대국인 인도가 여러 나라와 공격적인 FTA 체결에 나서자 한국에서도 CEPA를 고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양국은 내년 상반기 타결을 목표로 CEPA 개정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중요한 시장을 이 상태로 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변화한 통상 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新)통상 규범을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협정을 조속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했다. 모디 총리는 “양국은 앞으로 10년간 성공 스토리를 써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국은 원전·재생에너지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장관급 협의체인 산업협력위원회가 조선, 원전, 핵심 광물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타임스오브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광물과 관련해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일은 양국 경제 안보와 직결된 생존 과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재를 수입하는 과거 방식을 넘어 인도의 광물 채굴, 제련산업에 한국의 기술을 결합한다면 양국이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전략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조선·항만 분야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날 양국 정부는 15개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는데 ‘항만 협력 양해각서(MOU)’가 이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만든 선박이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2047년까지 글로벌 조선·해운 5대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뉴델리=한재영 기자/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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