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500km 밖서 드론 요격…전장 개념 바뀐다

입력 2026-04-21 09:01   수정 2026-04-21 09:12


우크라이나가 인터넷 기반 원격 조종 기술을 활용해 최대 500km 떨어진 곳에서 러시아 드론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드론 조종사가 전장을 벗어난 상태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전쟁 방식과 인력 운용 구조를 크게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드론 업체 테네브리스는 최근 키이우에서 약 200km 떨어진 지역에서 장거리 공격 드론을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조종사는 수도의 건물 지하에서 원격으로 드론을 운용했으며, 인공지능(AI)이 목표를 탐지하고 유도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이 기술 발전은 러시아의 드론 공습이 강화되는 가운데 등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방공 미사일 부족에 직면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인기 요격 시스템 개발에 집중해왔다. 이 과정에서 드론이 방공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키이우 지역에서 격추된 러시아 드론의 70%가 무인기 요격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드론은 비행시간과 통신 거리 제한으로 조종사가 전선 근처에 있어야 했다. 최근에는 보안 인터넷 연결을 통해 수백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조종할 수 있었다. 일부 사례에서는 호텔에서 500km 떨어진 목표를 타격하거나, 해외에서 2000km 거리 드론을 운용하는 실험도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거리의 제약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술은 단순한 전술 변화가 아니라 전쟁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숙련된 소수의 조종사가 안전한 후방에서 대량의 드론을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병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전선에 배치된 조종사의 생존율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는 드론 생산량이 조종사 수를 초과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런 변화에도 한계는 있다. 러시아 역시 위성 인터넷 장비를 활용해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대규모 동시 공격으로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수백 대 규모의 드론 공격이 이뤄지면서 일부는 여전히 방어망을 뚫고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능 방공체계 부족도 변수다. 탄도미사일 대응에는 여전히 고가의 패트리엇 미사일 등 기존 방공 시스템이 필요해 드론만으로 완전한 방어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관포, 전자전, 드론, 전투기 등을 결합한 다층 방어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관건은 기술의 대량 배치와 자동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는 AI 기반 유도 시스템을 통해 조종 난도를 낮추고 훈련 기간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드론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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