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5일 시행 예정인 석유 4차 최고가격을 유종별 소비 특성까지 종합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생계형 소비가 많은 경유 가격은 억누르더라도 휘발유 가격은 소비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국제 유가 상승세에 맞춰 어느정도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4차 최고가격은 물가 안정 등 민생 경제, 정부 재정 부담, 소비 감축은 물론 유종별 소비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2주일마다 최고가격을 조정해 발표하고 있다. 1차 최고가격을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으로 설정한 뒤 2차 땐 휘발유와 경유 최고가격을 각각 210원씩 올렸다. 3차 땐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동결해 현재 휘발유 최고가격은 1934원, 경유는 1923원이다.
양 실장은 "휘발유는 대부분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지만 경유는 화물차 운전자와 농어민 등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이 60%가량을 소비한다"며 "최고가격제를 설정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휘발유보다는 경유 가격을 누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발언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일본의 석유 제품 가격을 제시하며 한국이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지나치게 가격을 눌러 시장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반박하기도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한국의 석유제품 가격은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과 비교해 휘발유는 18.4%, 경유는 25.0% 올랐다. 미국(휘발유 35.6%, 경유 47.1%)과 비교하면 낮은 상승률이지만, 일본(휘발유 7.28%, 경유 9.40%)보다는 높다. 일본 정부 역시 물가 안정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휘발유·경유 등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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