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액체냉각과 액침냉각, 공기냉각을 아우르는 열관리 솔루션에 에너지 최적화 소프트웨어와 전력 인프라를 더해 토탈 솔루션 역량을 키우는 방식이다. LG전자는 20일(현지시간)을 시작으로 사흘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 참가해 AI 데이터센터용 HVAC 솔루션을 대거 공개한다고 밝혔다. DCW는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다. AI 기술과 인프라 구축, 에너지 효율 등을 주제로 세미나와 거래선 미팅이 열리는 행사다.
LG전자는 이 자리에서 열관리 솔루션부터 에너지 사용 최적화 기술까지 아우르는 데이터센터용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사업 기회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액체냉각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다수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만큼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소비와 발열량이 훨씬 크다.
LG전자는 고성능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액체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한층 고도화해 공개한다. 핵심 장비인 냉각수 분배장치(CDU)는 직접 칩 냉각(DTC) 방식으로 칩 바로 위 금속판에 냉각수를 흘려 발열을 잡는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세대 냉각 기술로 주목받는 방식이다.
LG전자 CDU는 냉각수 흐름을 고려한 금속판 구조를 적용해 고성능 칩 발열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일부 센서가 고장 나더라도 펌프와 다른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값을 바로잡는 가상센서 기술도 들어갔다. 여기에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펌프로 필요한 만큼의 냉각수만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냉각 용량도 기존 650㎾에서 1.4㎿로 2배 이상 키웠다.
액침냉각도 처음 공개한다. LG전자는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 SK엔무브와 함께 개발 중인 액침냉각 솔루션을 전시한다. 액침냉각은 서버 등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식히는 방식이다.
이번엔 GRC와 공동 개발한 액침냉각 탱크 시스템, SK엔무브와 공동 개발한 냉각액 등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올해 본격 공급하는 CDU 등 액체냉각 솔루션에 더해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이어가면서 데이터센터 냉각 포트폴리오를 더 넓힐 계획이다.
공기냉각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10년 이상 국내외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쌓아왔다. 수랭식 칠러를 시작으로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까지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는 서버실 내부 온도에 맞춰 에너지 소비와 작동 방식을 최적화하는 제품이다. 에너지 사용량이 큰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합하다.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에너지 부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HVAC 솔루션의 바탕에는 LG전자가 강조하는 '코어테크'가 있다. 회사는 마그네틱 컴프레서, 가스포일 컴프레서,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CRAH), EC팬, 팬모터 등 고성능·고효율 핵심 공조 부품을 자체 개발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DU, CRAH, 칠러 등 복합 설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데이터 분석과 최적 제어를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냉각 관리(DCCM)' 시스템도 함께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부품 수명 변화와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선제 대응을 유도하고 서버 셧다운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에너지 운영 솔루션도 내세웠다. 전력 소모가 큰 AI 데이터센터 특성상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그만큼 전력 사용을 줄이면서도 데이터 처리량을 키울 수 있어서다.
이번 전시에선 LG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에서 스핀오프한 클린테크 스타트업 '파도(PADO)'와 협업해 제작한 에너지 운영 플랫폼도 공개한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센터 냉각·전력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파악하고 필요한 곳으로 재분배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력 인프라 쪽에선 LG에너지솔루션, LS일렉트릭, LS전선과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직류(DC) 그리드 솔루션도 선보인다. 이 솔루션은 기존 교류(AC) 시스템에서 반복되던 전력 변환 단계를 줄여 에너지 손실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에선 에너지의 약 25%가 손실될 수 있지만 DC 그리드 솔루션을 적용할 경우 초기 전력 손실을 약 1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사장)은 "열관리부터 에너지 효율까지 토탈 솔루션 역량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HVAC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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