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 여느 프로골프 대회 개막 이틀 전이라면 으레 VIP 고객과 스폰서들로 북적였을 필드지만, 이날 이곳의 주인공은 골프채를 야무지게 쥔 앳된 얼굴의 소년 소녀들이었다.
우리금융그룹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 이틀 전인 이날 '우리금융 드림라운드'를 개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관행적인 프로암(Pro-Am) 행사를 폐지하고, 그 자리를 골프 꿈나무들을 위한 무대로 채웠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지방 골프 특성화 학교를 비롯해 저소득·취약계층 및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골프 유망주 72명이 초청됐다.
골프 유망주들을 위해 김비오, 조우영, 이정환 등 KPGA 투어 선수 36명은 기꺼이 멘토로 나섰다. 프로 1명과 주니어 2명이 한 조를 이뤄 진행된 18홀 스크램블 플레이는 단순한 라운드를 넘어선 ‘현장 밀착형 마스터클래스’였다. 아이들은 평소 TV로만 보던 우상들과 잔디를 밟으며 샷의 기술은 물론, 필드 위에서의 마인드 컨트롤 등 생생한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이날 행사에서 관계자들의 눈길을 끈 주인공은 꿈나무 용현서(해밀초6)였다. 용현서는 지난해 초등연맹 8개 대회 중 무려 7개 대회를 휩쓴 유망주다. 선천성 질환이라는 역경을 이겨내고 올해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된 언니 용현정(해밀중1)이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며 아쉽게 참가할 수 없었지만, 동생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당차게 필드를 누볐다. 전직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용필성 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속에 ‘자매 골퍼’로 성장 중인 이들의 사연은 드림라운드의 취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황유민을 보면서 꿈을 키우고 있다는 용현서는 “이정환 삼촌이 잘 알려주셔서 재밌는 하루를 보냈다”고 웃었다. 멘토로 나선 이정환은 “골프 꿈나무들을 도울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는데, 저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들이 이번 행사에 참가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고 즐겨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드림라운드의 온기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대회의 수익금과 멘토로 참여한 프로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상금 일부를 모아 유망주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참가 학생들에게는 개인훈련 지원금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해당 학교에는 발전기금을 지원해 ‘내실 있는 후원’을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파주=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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