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일성으로 한은의 금융 안정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안정과 함께 한국은행의 양대 설립 목적인 금융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거시건전성 규제 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소신을 관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 총재는 21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에는 금융 안정이 중요한 책무로 더해졌다”며 “금융 안정 역할을 강화할 방안에 관해 유관기관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비은행 부문이 확대되고 시장 간 연계성이 강화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비은행 부문에 대한 한은의 정보 접근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정보 분석 범위도 금융회사의 장부 외 거래, 비전통 금융상품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또 “기존 건전성 지표와 함께 시장 가격 지표의 움직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와 채권 금리, 원·달러 환율뿐 아니라 신용카드 데이터 같은 연성 데이터까지 조기 경보 시스템에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 총재의 이날 발언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권한인 금융회사 조사·제재권을 한은도 공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2011년 쓴 대표 논문 ‘바젤Ⅲ를 넘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에서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금융회사 대출, 외화 조달 등 시스템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건전성 규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한은의 역할 강화를 주장하는 이유로 신 총재는 기존 규제 시스템으로는 금융시장 리스크를 포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은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부문 간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며 “자산시장과도 긴밀히 연결되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한층 커진 만큼 금융 안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물가와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며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으로 물가와 금융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전 총재가 공들여온 구조개혁 연구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총재는 “양극화와 집값, 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는 통화정책 운용의 여건을 이루는 핵심 변수”라며 “한은은 구조개혁 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정책 제언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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