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량진수산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수조와 1000여 종 와인이 채운 터널. 통창 너머로는 경복궁과 청와대, 북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화푸드테크가 광화문 한복판에서 ‘경험형 파인다이닝’을 앞세운 미식 플랫폼 실험에 나섰다.
한화푸드테크, 프리미엄 파인다이닝 선봬
한화호텔앤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는 오는 2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하이엔드 식음료 플랫폼 ‘더 플라자 다이닝’을 연다. 총 1486.33㎡ 규모에 232석, 13개 룸을 갖춘 대형 공간이다. 한식 ‘아사달’, 중식 ‘도원S’, 양식 ‘파블로 그릴 앤 바’ 등 3개 브랜드를 한 공간에 결합했다.
이곳은 단일 레스토랑이 아니라 ‘미식 플랫폼’을 지향한다. 공식 예약은 22일부터 시작되지만, 그 이전부터 기업 고객과 정재계 인사, 외국 귀빈을 중심으로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기 한화푸드테크 대표는 “광화문은 시간과 문화가 응축된 공간이자 최근 미식 트렌드 중심지로 부상한 지역”이라며 “공간의 역사성과 K컬처 경험을 결합한 복합 외식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중식 ‘도원S’다. 전체 232석 중 106석을 배치해 핵심 축 역할을 맡는다. 1976년 더 플라자 호텔 개관과 함께 출발한 중식당 ‘도원’을 계승한 브랜드로, 해산물 중심 파인다이닝을 강화했다. 매장 입구 대형 수조에서 식재료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오픈 주방을 통해 조리 과정도 노출한다.

한식 ‘아사달’은 1986년 더 플라자 호텔에서 시작된 브랜드를 약 20년 만에 복원했다. 절기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와 오방색을 강조한 구성으로 전통성을 살렸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출신 셰프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양식 ‘파블로’는 와인과 육류 숙성에 초점을 맞췄다. 입구에는 1000여 종 와인을 쌓아올린 대형 타워가 들어섰고, 내부에는 에이징룸을 배치해 고기 숙성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최고가 와인은 병당 2000만원이 넘는다.

“경험이 경쟁력”…공간·퍼포먼스로 차별화
한화푸드테크가 내세운 핵심 전략은 ‘경험’이다. 수조, 오픈 주방, 직화 그릴 등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하고, 통창을 통해 고궁과 도심이 어우러진 풍경을 제공한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방문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세 개 레스토랑을 한 공간에 넣은 것도 전략적 선택이다.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와인 재고와 운영 자원을 공유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기업 고객과 정재계 인사, 외국인 관광객 등 고가 소비층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
광화문 상권을 둘러싼 경쟁도 변수다. 최근 도심형 복합상업시설들이 식음료 비중을 대폭 확대하며 파인다이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광화문이 하이엔드 외식 경쟁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드테크 ‘테스트베드’…확장성 검증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외식 사업을 넘어 한화푸드테크의 기술 전략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성격도 갖는다. 식재료 생산과 레시피 표준화, 소스 정밀화 등을 통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향후 확장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조 대표는 “자동화보다는 식재료와 생산 과정 중심의 기술 적용에 집중하고 있다”며 “셰프의 레시피를 정밀화해 다양한 매장에서도 동일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우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고객 경험이 올라가면 객단가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며 “파인다이닝 수요 확대 흐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푸드테크는 이번 광화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고급 외식 시장에서 플랫폼형 사업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 매장 확장이 아닌 ‘공간·경험·기술’을 결합한 복합 외식 모델이 실제 수익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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