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에어건 분사' 사업주 "피해자에 미안, 실수였다"

입력 2026-04-21 21:06   수정 2026-04-21 21:08


외국인 노동자에게 산업용 에어건을 분사해 장기 파열 등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사업주가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21일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한 화성시 만세구 향남읍 소재 금속세척업체 대표 60대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7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정식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A씨를 불러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께 수사전담팀인 광역수사4계 사무실이 위치한 시흥경찰서에 변호인을 대동하고 출석했다.

오후 6시 50분까지 9시간 50분 동안 조사를 받은 A씨는 시흥경찰서를 나서면서 "여전히 실수로 쐈다는 입장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에어건 사고 당일 출동한 경찰과 소방 등에 "피해자가 혼자 에어건을 쐈다"는 취지로 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헤드록을 걸고 폭행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나", "피해자 항문에 에어건을 쐈다는 혐의는 인정했나" 등의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A씨는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 역시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혐의 사실 여부를 떠나 피해 근로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 "법률 위반 여부, 근로조건 전반을 점검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나가겠다"고 첨언했다.

A씨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의 업체에서 일하던 태국 국적 40대 노동자 B씨의 항문 부위에 산업용 에어건을 밀착해 고압 상태의 공기를 분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외상성 직장천공 등의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했다가, 그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 산업용 에어건을 이용해 B씨를 다치게 한 점을 감안해 특수상해로 혐의를 변경했다.

아울러 A씨가 에어건 분사 당일 B씨에게 헤드록을 걸었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폭행 혐의를 추가 적용했고, B씨의 동료인 또 다른 태국 국적 노동자 C씨를 폭행한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 혐의 전반에 관해 확인한 뒤 사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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