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앱스타인이 하버드 연구자?"…수백억에 양심 판 교수들

입력 2026-04-22 09:14   수정 2026-04-22 09:34


제프리 앱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관련 복역 뒤에도 하버드와의 관계를 복원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이 그를 학계 인사처럼 대우하며 도운 정황이 새 문건에서 드러났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는 앱스타인이 2009년 7월 팜비치카운티 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하버드 심리학 교수였던 스티븐 코슬린에게 “집에 돌아왔고 자유의 몸”이라고 이메일을 보낸 내용이 담겼다. 코슬린은 이에 “정말 멋진 일”이라며 반겼다. NYT는 "앱스타인이 유죄 판결 이후에도 하버드 내 인맥을 되살리려 했고, 일부 교수들이 여기에 호응한 모습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앱스타인은 1990년대 초부터 하버드와 관계를 쌓기 시작했다. 그는 1998년 첫 기부를 한 뒤 2006년 플로리다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22차례에 걸쳐 총 840만달러를 학교에 직접 기부했다. 이후 2006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4차례에 걸쳐 73만6000달러를 추가로 냈고, 하버드 총기부액은 약 920만달러로 늘었다. 이는 공개 기록 기준으로 다른 대학보다 많은 수준이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앱스타인은 학위도 마치지 못했지만, 이런 자금력과 인맥을 바탕으로 하버드 과학계 내부자 지위를 얻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코슬린 교수와의 관계는 그 상징적 사례다. 하버드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앱스타인은 코슬린 연구를 지원하는 데 20만달러를 냈고, 2005년에는 코슬린 이론을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하버드 방문연구원 지위까지 얻었다. 코슬린은 추천서에서 앱스타인을 자신의 사회과학 이론에 대한 “유일한 공동연구자”라고 적었고, 학생보다 더 좋은 질문을 던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버드 조사에서는 엡스타인이 제안한 연구를 수행할 자격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그는 별다른 연구 성과 없이 2006년 두 번째 해 연장까지 승인받았다.

엡스타인은 코슬린 외에도 여러 교수와 관계를 유지했다. 2014년 이메일에는 하워드 가드너, 앤 해링턴, 앤드루 스트로밍어 등 자신이 지원한 하버드 인사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조지 처치 하버드 의대 교수와는 2014년 바이오테크 기업 설립을 논의한 정황도 이메일에서 포착됐다. 하버드 전 총장 로런스 서머스와의 관계도 재조명됐다. 문건에 따르면 앱스타인은 출소 3주 뒤 측근에게 당시 오바마 행정부 핵심 인사였던 서머스에게 자신이 “집에 돌아와 자유의 몸”이 됐다고 알리라고 지시했다. 기록상 서머스는 1998년 앱스타인의 전용기를 탔고, 2005년에는 신혼여행 중 아내와 함께 앱스타인의 섬을 방문했다.

이번 문건은 하버드의 2020년 자체 조사 한계도 함께 드러냈다. 당시 학교는 약 25만쪽 문서와 40명가량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조사했지만, 서머스와의 관계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일부 교수들이 엡스타인의 집이나 섬, 전용기, 교도소 작업장 등에 방문한 정황도 더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학교가 난처함을 줄이려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학교 측은 지난해 11월 이후 공개된 수백만건의 정부 문서를 다시 검토 중이며, 새 정보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앱스타인이 단순 기부자를 넘어 하버드의 명성과 인맥을 자신의 평판 복원과 영향력 확대에 적극 활용했고, 학내 일부 인사들이 그 과정에 실제로 협력했는지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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