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인사 청문회에서 물가를 판단하는 지표와 Fed의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두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그간 Fed가 통화정책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해 온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보다 '절사평균(trimmed mean)' 물가지수가 더 중요하다고 발언해 주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물가 지표 기준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수행 방식의 체제 전환(regime change)' "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도구부터 시장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모두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를 사용했다. 이는 (물가) 상황이 어떤지 대략 추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관심있는 건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기저 인플레이션율"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후보는 자신이 '절사 평균'(trimmed mean) 물가 지표를 선호한다고 했다. 변동성이 큰 상·하위 항목을 통계적으로 잘라내는 절사 평균 물가 지표를 통해 '진짜 인플레이션'을 보고 싶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도 많은 연준 위원들이 이 지표를 보조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그간 Fed가 가장 유심히 보던 지표인 근원 PCE는 식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다.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공급 충격 등에 의해 가격 변동이 크게 좌우되는 항목을 제외한 것이다.

워시 후보가 절사평균 물가지표를 보겠다고 한 데에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환경을 만드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댈러스연방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절사평균 PCE는 2.0%를 기록했다. 6개월 변동치를 연율로 환산한 수치다. 미 Fed의 목표치인 2.0%에 도달했다. 절사평균 PCE는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절사평균 PCE만 본다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무리가 없는 환경이다.
반면 같은 기준의 근원 PCE와 헤드라인 PCE는 오름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6개월 변동치를 연율로 환산한 두 수치 모두 지난 2월말 기준 3.4%였다. 지난해 11월 2.7%를 기록했던 근원 PCE는 12월 2.8%, 1월 3.1%를 기록했다.
근원 PCE만 보면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도저히 어려운 환경이다. 일각에선 워시 후보가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최소한 기준금리를 장기간 동결하는 데 용이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절사평균 물가 지표를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떤 인플레이션 지표를 강조하는지에 따라 통화정책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통화정책의 경로를 사전에 제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제도다. 워시 후보자는 "너무 많은 Fed 관계자들이 다음 회의, 다음 분기, 다음 해의 금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미리 의견을 밝히고 있다"며 "Fed 이사나 각 지방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언론이나 강연 등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는 게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존 위원들의 반발을 뚫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폐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기반으로 향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제도 폐지는 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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