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졸'에서 '1조' 신화…박순호 "가치있게 돈 쓰고 싶어"

입력 2026-04-23 11:30   수정 2026-04-23 11:31


무일푼에서 국내 굴지의 패션 그룹을 일군 '패션왕' 박순호가 출연, 400억원을 나눈 통 큰 기부의 삶을 전했다.

22일 방송된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연 매출 1조 원 신화를 일군 '전설의 패션왕' 박순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공개됐다.

박순호 회장은 형편이 몹시 어려웠던 집안에서 7형제 중 넷째로 태어나 하루 세 끼조차 해결하기 막막한 유년기를 보냈다.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채 14세부터 농사일에 매달리며 가족의 생계를 도왔고 16세가 되던 해 마산의 한 내의 도매점에 취직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보수도 없이 숙식만 제공받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는 현장에서 장사의 기초를 묵묵히 몸으로 익혔다.

2년 후 더 큰 꿈을 안고 부산으로 거점을 옮긴 그는 가게를 마련하기 위해 집주인을 찾아가 "몇 달만 기다려 주시면 임대료를 반드시 갚겠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젊은이의 기백과 진정성을 높이 산 주인의 배려로 보증금 없이 중앙시장에 입성한 박순호 회장은 곧 130여개 소매점을 독점하며 상권을 장악했다. 20대의 나이에 부산 시장을 평정한 '청년 부호'로 이름을 떨친 그는 당시를 "자루에 돈을 가득 담았을 만큼 유복했던 시절"로 기억했다.

유통업의 성공을 발판 삼아 박순호 회장은 의류 제조 분야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면 티셔츠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독자 기술로 선보인 '봉제선 없는 목폴라'가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사업적 성취를 바탕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전성기를 누렸으나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봄 시즌의 성공에 고무되어 과감하게 투자했던 여름용 셔츠가 두꺼운 소재 탓에 외면받으며 막대한 재고로 남은 것이다.

이 사건으로 박순호 회장은 파산 직전의 고비를 맞이했다. 당시 미납된 대금만 3800만원으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수십억원에 이르는 거액이었다. 그러나 그는 도망치는 대신 거래처를 설득해 추가 자금을 유치했고 밤낮없이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사투 끝에 4년 만에 모든 채무를 청산했다. 시련을 딛고 일어선 기업은 1987년 매출 100억원, 1995년 1000억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했고 2011년에는 마침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러한 극적인 서사는 2005년 드라마 '패션 70s'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사업적 성취보다 빛나는 박순호 회장의 헌신적인 기부 행보가 집중 조명되었다. 4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온 그의 누적 기탁액은 400억원에 육박하며 2010년에는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자선가로 이름을 올렸다. 아너 소사이어티 전국 5위라는 엄청난 기부 규모가 공개되자 출연진은 경의를 표했다.

박순호 회장은 "부를 축적하는 것보다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기업가의 본분"이라며 "세상을 떠날 때 돈을 가져갈 수는 없지 않으냐. 피땀 흘려 번 자산을 가치 있게 환원하는 것이 인생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